스스로 선택한 죽음은 그저 스스로의 입과 귀를 막은 것일 뿐 다른 어떤 진실의 표현으로 해석해 주어서는 안 된다. 그냥 거기까지이다. 내가 일면 지지했던 사람이 사실 거기까지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 분노스럽지만 이 마음조차 이젠 닿을 길 없으니 더욱 분노스럽다.
누군들 망자 앞에서 더러운 이야기를 입에 담고 싶겠나. 그러나 좋은 말, 나쁜 말, 칭찬과 욕, 숱한 오해들에 귀를 닫고, 신경 쓰지 않고, 싸우지 않고, 그렇다고 수긍하지도 않고, 떠드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긴 당신을 위해 나는 계속 시끄럽게 떠들고 궁금해해야겠다.
영결식장을 떠나 운구차로 가는 동안 영상에서는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의 멜로디가 계속 흘러나왔다. 차라리 그게 그의 진심이었으면 했다. 이제는 더 알 수도 없는 진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지만 살아있는 자로서 나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다. 그러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