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생각들을 쏙쏙 잡아다가 들들 볶아서 나만의 레시피로 요리한다
오늘도 탈탈 털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안 들어도 될 말에 시달리느라 몸 중에서는 귀가, 귀보다는 마음이 더 혹사당한 하루. 온갖 나쁜 말과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울 때가 바로 조용히 앉아 글을 쓸 때다.
시끄러운 생각들을 쏙쏙 잡아다가 들들 볶아서 나만의 레시피로 요리한다. 숭덩숭덩 말아서 후루룩 먹긴 왠지 싫어서 고르고 고른 말로 한 줄 한 줄 써내려 가다 보면 내놓기에도 제법 괜찮은 한 상. 플레이팅까지 신경 썼다면 내가 제일 먼저 한술 떠서 후후 불며 맛본다. ‘너 오늘 괜찮니?’라고 다정히 마음의 안부를 묻는다.
마음의 소리가 시끄러울 때, 생각이 너무 많아 힘들 때 머릿속을 싹 비우는 일. 짜증과 화도, 슬픔과 괴로움도 써내리고 나면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 글로 쓰길 정말 잘했지. 글을 쓰길 참 잘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