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좋은 곳에서 좋은 풍경을 보면서 엽서를 적어 보내는 것.
밤 지나고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무서울 때, 그래도 오늘 좋아해서 좋았다는 말을 전하고 다시 자는 것.
꽃을 좋아하는지 물어본 적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니까 무작정 들고 가는 것. 또는 몰래 두고 오는 것.
무신경하게 푹 찌르는 농담을 웃음으로 받으면서 부지런히 숨은 마음과 의도를 읽어내는 것.
엄격한 문법을 적용하고 싶지만 너에게만 숱한 시적 허용을 용인하게 되는 것.
끝나도 끝나지 않는 문학의 여운처럼 오래도록 잔잔하게 내 마음에 살아있는 것.
내가 보낸 이 모든 마음들이 정확하게 계량되어 넘치는 만큼 덜어지고, 결국 어느 기분 좋게 취한 밤 네가 술자리에서 과시할 수 있는 숫자가 될 뿐이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작가가 나니까 쓰기를 쉬지 않게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