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과 같이 텅 빈 사무실에서 크게 음악 틀고 야근하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음악이 뚝 끊겼다. 약 1초간 이유 없이 소름이 돋았는데 이내 화면이 바뀌면서 전화가 왔다
“야, 니는 우예(어떻게) 카톡을 그래 보내도 안 보고 연락이 없노”
“뭐?”
그제야 들여다본 카톡창을 몇 분 간격으로 온 메시지가 다 채웠다.
‘빈아 집에 왔냐’
‘아직이냐’
‘집에 오면 왔다고 전화해라’
‘빈아 자냐’
‘밤은 깊었는데 어째 말이 없냐’......
메시지 읽느라 말이 없어진 나에게 전화 속 목소리가 묻는다.
“자고 있었나”
차마 아직 사무실이라는 말을 못 해서 잠에 취한 목소리 연기를 하며 말한다.
“그럼, 지금 몇 신데”
“알았다. 자라.”
“어”
그렇게 끝났나 싶더니 페이드아웃하는 마지막 한 마디.
“자식이 전화를 해야지......”
대꾸하다가 쓸데없는 말이 터져 나올까 봐 못 들은 척 그냥 끊고 그제야 주섬주섬 집에 갈 준비를 한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
불 하나 남아있는 7층 사무실 바라보며 나 자신한테 한 마디 한다.
“뭐 하러 그렇게까지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