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첫 베이징 여행, 첫째 날 저녁
중국땅
공항을 벗어나면, 비로소
먼 길 달려온 이국의 온도와 습도와 냄새를 호흡한다.
낯선 문자가 보인다. 낯선 언어가 들려온다. 사람들도 다르다.
마침내... 중국에 왔다.
두어 시간 전까지 한국, 서울에 있었는데...중국에 있다.
택시를 잡아 짐을 실고 숙소로 향해 출발. 택시, 중국 택시.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터프한 즐거움이 있다. 이렇게 운전해도 되나 싶을 정도이다.
숙소 도착, 체크인하고 짐을 풀어놓고 잠깐 숨돌리고
저녁 먹을 겸 숙소 근처 야시장에 갔다.
숙소 근처 야시장
주머니가 얇은 우리 일행에게 부담없는 곳.
이국적 풍경에 쉽게 가라앉지 않는 들뜬 마음이 기분 좋은 저녁이다.
한국 유학생이나 관광객이 꽤 오는지 한국어 간판도 보인다.
밝은 활기가 넘친다.
야시장 내 작은 가게에서 중국풍 옷 두 벌을 샀다.
하나는 중국 전통 의상 치파오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변형된 치파오 형태에 중국을 떠올릴 수 있는 자수가 수놓아져 있다. 다음날에도 이듬해 상하이 여행 갔을 때도 입었다. 해외여행의 즐거움엔 이런 것도 포함된다
- 중국 음식을 먹고, 중국 숙소에서 잠자고, 중국 스타일 옷을 입어본다. 의.식.주.
( 이듬해 상하이 여행때 여기서 산 옷을 입고 프랑스 조계지를 산책했고, 우연히도
한 저택을 구경할 수 있는 행운에 기여했다. -> 상하이 여행 아름다운 저택과의 조우 )
현지에서 옷을 구입하는 즐거움은 크다. 음식이나 숙소와 달리
부피가 작고 가져올 수 있어 그 옷을 입거나 간직하는 한 여행의 추억이 구체적으로 지속된다.
가방이나 모자, 소소한 물건들도 그런 즐거움을 준다.
첫 해외여행이었기에 긴장과 피로감도 커서
여행 첫 날부터 이름난 관광지를 가지 않고 숙소 부근 야시장에서 편안하게
활기넘치면서도 소박하게 이국적인 밤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늦은 오후 비행기여서 자연스레 그리 되었다.
중국 요리에 대한 한담을 나누는 사이 밤이 깊어갔다.
음식의 맛과 향만으로도 충분히 이국적.
베이징에서의 첫 날은 이렇게 보냈다.
글과 사진 Copyright(c) by soom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