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호와 교토 시내

매그도나르도, 노렌, 교토 재래 시장의 명주실과 누에 고치

by 해달 haedal


여행 사흘째


비와호 주변을 산책했다.




중국의 비파에서 유래된 일본의 전통악기 비와(琵琶) 모양이어서

비와호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비와호는 바이칼 호 등과 더불어 가장 오래된 호수 중 하나로 다양한 생태계가 발달하여

습지의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 조약인 람사르 협약에도 등록되어 있는 일급수 호수라고 한다.


깨끗한 물이 잘 보전되어야 할 텐데

그래야 습지 생명체들도 살고, 철새도 살고, 우리도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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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서와 달리

바로 앞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습기를 막기 위해선지

기능적이고 단순한 모양의 집들.


그럼에도 마당에는

동그마니 작은 꽃나무 한 그루.




오고토 온센 지역은

도쿄 여행 때 다녀온 아타미에 이은 두 번째 온천지.


도쿄에서 아타미 역은 신칸센으로 50분 거리였는데

교토에서 오고토 온센 역은 15분 거리.


고베에서는, 가보진 않았지만 아리마 온천 지역이 가깝고

교토에서는 오고토 온천 지역이 가까워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고.


오고토 온센 역(おごと温泉駅)에 내리면

송영버스라고 부르는 셔틀버스가 마중을 나오고 또 배웅을 해준다.


료칸에서 제공되는 간소한 아침을 머고

체크 아웃 후

로비에서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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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날 특별한 알림을 위한 칠판과 분필 & 지우개 통.

문구를 좋아해 이런 사물에 관심이 간다.


보통 받침대에다 두는데

작은 분필 & 지우개 나무 통이 칠판에 턱 하니 붙어있다.


그 위로 꽃을 그려놓았다.

어딜 가도 보이는 일본 사람들의 꽃 사랑.


꽃이 생활의 일부.


오늘 일정은

오전에 금각사와 교토 시내를 잠깐 둘러보고 교토에서 점심.

오후에 오사카로 이동하여 오사카 성을 보고

저녁에는 도톤보리에서 저녁을 먹고 나머지 시간을 보내기로.


셔틀버스(송영버스)가 교토 역에 데려다 주었다.

15분 거리라 금방 도착한 교토.


금각사를 먼저 갔던 것 같다.

그리고서 점심 먹을 겸 교토 시내 구경과 산책.



가라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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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건축물이 눈에 들어와 택시 안에서 촬영했다.

찾아보니 니조 성 담 남쪽에 있는 가라 문이라고 나온다.

가라 문은 문의 지붕이 투구 모양인 문.



교토의 맥도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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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옅은 노란색 바탕의 맥도널드를 택시 안에서 보았다.


지역 문화와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인지

교토 시의 문화적 규제로 인한 건지.

고풍스러운 시의 분위기를 깨지 않고

그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 같아 좋아 보였다.


프랑스의 경우

전통적인 건물을 보존하기 위한 규제가 엄격하다고 하던데

거의 전 지역이 문화유산 이다시피 한 교토도 그런지도.


일본에서 영어로 소통이 어려운(긴자) 이유 중에는

일본 고유의 음운체계도 있지 않을까 싶다.


'매그도나르도'



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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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출입문 앞에 붙여두는

노렌 ( のれん 暖簾 )


붉은 먹이 흰 바탕을 반쯤 물들인 듯한 바탕에

세로로 조그맣게 붉은 글씨.

노렌 전면을 차지할 만큼 상호가 큼직하게 쓰여 있는 경우도 많이 봤다.


발의 역할도 하고

가게의 이름뿐만 아니라 격이나 신용 개성도 노렌을 통해 드러낸다고 한다.

형태도 색도 구성도 서체도 다양해서 아무리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노렌에 쓰여있는 문자들을 읽고 싶어서라도

히라가나와 가다가나를 익히고 싶었다.



교토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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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덥고 습해서 일본은 목조 가옥이 발달해있다고 한다.

가게들의 내부장식에도 목재가 쓰인 경우가 매우 많았는데

등이나 술통 등도 되도록 전통적인 형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일본 가게 어디를 가나 보이는 깨끗하고 절도 있는 분위기에,

미니멀한 나무 소재의 물건들이 편안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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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수입품 가게나 백화점이 아닌 일본에서 보는 일본 된장을 보니

일본에 왔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자각이 들었다.


주문한 우동이 상당히 맛있었다.


교토가 오사카와 같은 관서지방이라는 생각에 오사카에서 한 기사님에게

교토 우동 맛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예상을 벗어난 기사님의 반응에 당황스럽기도 재미있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 오사카 시내 )


枡(마스)라고 하는

작은 나무곽에 나오는 술이 있었는데

나무의 향이 배어 술의 풍미를 돋구어 준다고 했다.


나무가 많이 나는 흔한 재료이어서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여서이기도 하겠지만

꽃과 나무를 즐겨 사용하는 일본의 생활 문화는 자연과 가까와 보인다.



교토 시장에서 처음 본
명주실 타래와 누에고치


교토 재래 시장에 잠깐 들러 가볍게 구경을 했다.


태어나 처음 보는 명주실과 누에고치.

은은한 빛... 자연의 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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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라는 직물보다는 면이나 마, 모, 합성섬유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니

원사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명주 실을 뽑아내는 누에고치는 더더욱 눈으로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


일본은 기모노 문화가 있으니 명주 수요가 있나보다

이렇게 시장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인 에릭 칼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동화책

The Very Hungry Caterpillar는

누에가 배 고파 이것저것 먹다 나중에는 나비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월, 화, 수, 목... 같은 요일과

사과, 배, 아이스크림 등... 일상적인 어휘를

아이들이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동화책이었다.


무엇보다 그림이 익살맞고도 아름답다.

그리고 뛰어난 색채 표현.

에릭 칼은 이 명주실을 보고 그런 색채를 표현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귀여운 판다가 대나무를 거의 하루 종일 먹고 자고 하듯이

누에도 계속 먹다가 자다가 한다.


그리고 나비로 변신하기 전에 자신의 갑옷인 누에고치를 만드는데

누에에겐 자신을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지켜주는 갑옷이

우리에겐 부드러운 실크가 된다.


직접 그곳에 갔다 왔고, 사진도 찍었건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교토 시장과 명주실, 그리고 누에고치.


다시 만나 반갑다.





비와호


The Very Hungry Caterpillar by Eric Carle

구글이 로고로 출간 40주년을 기념해축하해 줄 정도로 전 세계인의 애정을 듬뿍 받는 책, 그리고 누에 caterpillar, silkw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