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일본 여행 : 도쿄

by 해달 haedal


on Japan


일본은 그저 한국과 비슷하겠거니 했다.

가끔 TV를 통해 보이는 일본은 그저 한국과 비슷해 보였다.


그러다 중국 여행을 다녀오고서 비로소

동북아,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가장 가까운 두 나라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한국과 크게 달랐고 일본도 그럴지 모른다는 기대가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일본,

수도 동경(도쿄 とうきょう)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2000년대 초 어느 해 1월이다.




첫인상



처음, 가장 놀란 건 맑은 대기와

하네다 공항의 유리창.


비행기에서 공항으로 이어지는 이동식 통로에서 나는

유리가 없다는 착각을 일으켰다.

그러나 1월의 매서운 추위를 막아줄 유리가 없을 리 없다.


일본에 관한 첫인상은

그러니까 ‘깨끗함’ 이었다.


그리고 그 깨끗함은

어딜 가든

어떤 사물에든

그 누구에게든

대체로 지속되었다.


오래 묵음과 새로움에 상관없이.





또한 일본은

'조용함'의 나라였다.


뭔가 제어되고 있다는 느낌이

소리 없이 골목 골목 흐르고 있었다.





행인들도 차들도 거리도 조용했다.

걸어가면서 내내 적막감을 느꼈다.


깨끗함과 조용함

이 두 첫인상을 나침반 삼아

나는 일본적인 미감의 모자이크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이후 일본 학자가 쓴 동양미학이라는 책을 통해

일본의 '아름답다'는 말에는 '깨끗하다'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휘와 문화, 미의식의 깊은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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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지 않고 걸어갔기에

일본의 일상적인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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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사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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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혹은 지역마다

신호등의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전 세계 신호등에 깃든

보편성과 특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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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K의 첫 일본 여행,

일본인 친구 E의 동경 안내 :


당시 K는 일본어를 못했지만

한국에 유학 왔던 일본인 친구 E와

마침 일본에 유학 중이던 한국인(국문과 후배) C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일본 여행을 가게 되었다.


3박 4일 일정의 동경 여행 첫날 안내를 해주기로 했던 E는

공항에 마중을 나와 숙소까지 동행, 체크인 절차를 도와주었다.

그리고선 주택가를 걸어 숙소 근처에 위치한 큰 공원으로 안내해주었다.



K의 친구 E 이야기 :


일본보다 한국을 더 좋아하는 일본인 E,

한국의 대학 국문학과로 유학을 와서 국문학도 K와 친구가 되었다.


E는 언어에 재능이 있어 외국어를 무척이나 빨리 습득했다.

경상도가 고향인 K와 가까운 친구가 된 데다 하숙집에 경상도 학생들이 많다 보니 일본인 E는 경상도 토박이처럼 한국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E는 지금 일본의 명문 동경대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경상도 억양으로.


E의 한국 유학시절,

하루는 하숙생들과 둘러앉아 저녁을 먹고 있는데 TV에서 일본의 역사왜곡 발언이 나왔다.

하숙집 아주머니가 격하게 일본에 대해 성토하자 하숙생들이 E의 눈치를 보며 아주머니께 자제하시기를 권했다.

그러자 그 아주머니 이렇게 말씀.


" E가 어데 일본 사람이가,

한국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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