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님이 그다음 데려다 준 곳은 서쪽 해안가.
바닷가 목조 가옥.
지붕과 처마에 쌓인 흰 눈으로 더 어두워 보이는 삼나무 가옥 앞 작은 나무
점점이 빨간 겨울 꽃이 설경에 생기를 준다.
きたまえぶね [北前船]
남쪽 오사카와 북쪽 홋카이도를 오간 배의 항구라 했으니 기타마에(きたまえ北前)는 북쪽 방향,
부네(ぶね 船)는 배.
사전을 찾아보니 부네 (ぶね 船) 는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고
등으로 사용된다. 또 풍선, 전투함, 욕조 , 나룻배라는 뜻도 있다.
욕조, 배, 풍선으로 이어지는 상상력의 이동이 재미있다.
야마나까 료칸 저녁 식사 때 본, 배 모양의 도자기 그릇
게로 유명한 하시다테 항이고 보니, 대게 요리와 북쪽 해의 분홍 새우
등 여러 가지 모자이크가 이 지역 문화의 문양으로 그려진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택시 기사님과 손짓 발짓 눈치껏 대화해서
짐을 택시 트렁크에 둔 채로 해안가를 둘러보고 오는 동안 기사님은 택시 안에서 기다리시고
카가역으로 데려다 주시기로 얘기가 되었다.
멀리 펼쳐진 망망대해.
한국의 동쪽 바다.
일본의 서쪽 바다.
1월의 거센 바닷 바람.
이 거센 물결을 헤치고
오사카와 북쪽 홋카이도를 오가며 배를 운항했던 이 지역 사람들.
광활하고
상당히 높다.
이 높은 절벽 해안에는 대나무로 만든 울타리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마음에도 이런 울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잘 보호하고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으며 힘을 모으고 길러가면
지금은 어려운 문제도 서서히 풀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과정에는 시간이 걸리기에
그동안 마음에는 이런 울타리가 필요하다.
멀리 바다를 조망하면서도
발이 미끄러지는 것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울타리.
전 날 저녁에 마주한
이틀을 묵은 야마나카 료칸에서의 두 번째 저녁 식사는
첫날과 조금 다르게 구성되어 있었다.
나베에 가락국수 대신 쇠고기와 줄기 콩,
그네처럼 매단 게와 야채 튀김,
나룻배 모양의 도자기 접시에 담긴 참치회와 새우
대게가 많이 잡히는 지역답게 큼직한 찜 게 등...
완두콩과 잎으로 감싼 것 등...
하나하나 자세히 보게 되는데
가이세키 요리를 대하면 매번
상을 준비한 분들의 정성을 생각하게 된다.
키타마에부네,
부네(ぶね 船)는 배라는 뜻.
야마나카 지역 근처 하시다테는 유명한 항구.
배 모양의 도자기가 이 지역의 역사를 상징하고 있었다.
거친 풍랑에 맞서는 어부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지역의 개성을 소중히 하고 보존해나가는 노력을
그릇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