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칠기와 도자기와 과자

야마나까 여행 에필로그

by 해달 haedal


고마츠 공항으로 이어지는 카가 온센 역.

대부분의 큰 철도역이 그렇듯이

카가 온센 역 부근엔 식당과 가게들이 있다.


Abio City加賀 라는 전통공예품과 특산물 쇼핑몰이 있어 점심도 먹고 쇼핑을 했다.

카가전통공예촌 유노쿠리노모리가 전통공예체험에 초점이 좀 더 있다면

이 곳에선 고마츠 공항으로 가기 전 전통공예품을 천천히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좋았다.


전통공예로 이름난 지역답게 수공예를 배울 수 있는 곳까지 있는데

역 근처에 이런 문화강좌 장소가 있으니 분주히 오가는 역을 넘어서는,

지역민들의 일상적인 공간으로 느껴져 편안했다.


1월의 찬 바닷가 추위에 언 몸을 녹이고 점심도 먹을 겸 면을 주문했다.

추위는 따뜻한 음식에 훌륭한 찬.


비행기 출발 시간과 남은 예산을 의식하며 공예품을 구경했다.



칠기 코너


부분적으로 금박을 한 액자 프레임. 오천 앤이 넘는 가격.

액자 치고 상당한 금액의 수공예품에 한류스타의 사진이 고이 들어가 있다.


일본 사람들은 한번 좋아한 것, 또 한번 관습으로 형성된 것을 지속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일본 내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의 인기를 전통공예품 숍에서도 보게 되었다.


이런 가게와 주인, 디스플레이를 하는 사람,

또 드라마를 보고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민간 외교관.


드라마나 영화는

이야기 속으로 우리가 장시간 들어가 있게 되다 보니

낯선 사람, 장소, 문화에 익숙해지는 좋은 매개가 된다.


어떤 나라나 지역이 낯설 때

그 지역을 배경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나 소설을 접하면 거리감을 줄일 수 있다.


여행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여행을 통해 일본에 호감을 갖게 되었고, 일본의 생활문화와 예술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졌다.


gomatz174(705x940)(700x700).jpg


일본의 높은 물가에는

땅값, 집값 등의 영향이 있겠지만

노동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배경이 된다.



생활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재료를 고르고 다듬는 데 대충함이 없으며

또 그런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지는 게 좋아 보인다.


gomatz190(940x705)(700x340).jpg




도자기 코너

gomatz175(705x940)(525x700).jpg


이시카와현 야마나카 쿠타니(九谷)는 쿠타니야키(くたにやき 九谷焼) 도자기의 시초가 된 곳이라 한다.

한동안 명맥이 끊어졌다가 현대 감각을 가미하여 다시 활발히 제작하고 있다.

야키(やき 焼)를 도자기라고 하나보다, 비젠'야키'처럼...


비젠 야키는 손으로 물감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지 않고

다만 흙과 가마의 불길로 우연적이고도 자연스러운 조형미를 추구하는 도자기.


이로에 (いろえ色絵))도자기는

그릇 표면에 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구운 것.


고 쿠타니(옛날 쿠타니) 도자기는

그런 이로에 도자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도자기라고 한다.


1655년경 가가시 야마나카 온천 상류 지역에서 만들어진 고 쿠타니.

그려진 그림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고.


하나는 고사이테 (ごさいて 五彩手)

녹색, 노란색, 보라색, 감청색, 빨간색의 오채 색을 사용해

흰색 바탕에 대담하게 그린 것으로 기하, 산수 화조 등이 그려져 있다.


다른 하나는 아오테 (あおて 青手)

깊이감 있는 녹색, 노란색, 보라색 물감을 사용해 유화 같은 터치로

그릇 표면을 모두 칠하는 스타일.

스페이드 문양과 학이 나란히 그려져 있는 그릇이 있는 것을 보면

서양 문화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정리하자면 고 쿠타니는 다양한 색을 사용하는데

흰 바탕을 남겨두는 것과,

색을 몇 가지로 제한하는 대신 표면을 모두 칠하는 두 스타일이 있다는 것.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다가

에도시대 후기에 다시 등장, 아오테의 경우 붉은색이 추가되면서 더 화려하게 부활한다.

현대적 감각이 추가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쿠타니야키는 선명한 필치와 거침없이 사용하는 화려한 색상 등

한국의 도자기와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현대화된 고쿠타니의 두 스타일로 본다면

고사이테 계열


흰 바탕에 뛰노는 색들.

단순하고 경쾌해 마음에 든다.


gomatz198(705x940)(525x700).jpg
gomatz199(940x705)(700x480).jpg
gomatz234(705x940)(440x592).jpg




gomatz181(705x940)(649x649).jpg


여백이 많은 것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맞아서

혹 다시 가게 되면 몇 개 사와 일상을 함께 하고 싶다.



이쪽은 여백 없이 바탕색을 다 칠한 도자기.


아오테 계열이겠다.


색의 사용에 거침이 없다.


gomatz185(940x705)(700x688).jpg
gomatz230(705x940)(700x700).jpg



동물 캐릭터도 애용된다.

어린아이도 좋아할 듯.


gomatz184(940x705)(671x670).jpg
gomatz183(705x940)(525x700).jpg


어려서부터 집에서 도자기를 사용하는 문화 속에서 성장하고

부모님 세대를 이어 자신도 도자기 사용과 구매, 감상에 친숙해지는 문화 순환.


도자기는 깨어지기 때문에 생활에서 쓰다 보면

몸가짐이 좀 더 조심스럽고 우아해진다.


그릇에 가려지긴 했는데

군데군데 九谷焼(쿠타니야키)라고 되어 있다.



이런 다구는

금박의 느낌까지 가미되어 있어

우리 감각엔 다소 과한...



도자기 강좌 혹은 체험 공간.

gomatz193(705x940)(525x700).jpg
gomatz191(705x940)(510x700).jpg




일본 과자


gomatz226(940x705)(520x495).jpg



내가 좋아하는 팥떡, 긴스바 (きんつば 金鍔 )

쌀가루 반죽으로 도톰한 팥소를 둘러싸 구운 떡.


팥죽을 좋아하는 이유가 팥.

붕어빵을 좋아하는 이유도 팥.

붕어빵보다 팥이 더 많이 들어가 있는 긴스바.


일본에 가면 항상 사 와서

차와 함께 하나 둘 꺼내 아껴먹는다.



gomatz229(940x705)(700x517).jpg
gomatz227(940x705)(700x444).jpg


선물하거나, 선물 받거나,

먹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만드는 사람도 행복할 듯한 과자.

조각 작품같이 공들여 만들었다.



gomatz232(705x940)(517x700).jpg
gomatz231(940x705)(700x503).jpg


핸드폰 고리 같은 작은 물건이지만

일본의 색채가 강하게 느껴진다.


옻칠을 한 미니 병풍.

네 개 중 가을 단풍 무늬 병풍을 골랐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새 것인 양 잘 사용하고 있다.


가을이면 집 안 잘 보이는 곳에 펴 두는데

가을 정취를 깊게 해준다.



일본의 유명한 시인 바쇼도

야마나카의 가을을 하이쿠로 남겼다.


山中や

菊は手折らじ

湯の匂ひ


야마나카여

국화 꺾을 일 없네

온천의 향기


_DSC6131(700x467).jpg


바쇼의 하이쿠는

유겐 산책로와 가을이 특히 아름답다는 유서깊은 사원 나타데라를 떠오르게 한다.



이 쇼핑몰에서 발행한 pdf 안내서 야마나까 칠기 항목을 보니

나무 대신 합성수지로 야마나까 칠기 공예를 대중화시키는데 성공해서

일본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미니 병풍도 나무에 천연 칠기가 아닐텐데

단풍 하나 하나 붙여놓은 듯 입체감이 살아있어 놀랍다.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쿠타니야키 몇 점과 천연 나무와 칠기로 된 수공예품을 구입해

곁에 두고 사용하고 싶다.






고마츠 공항


오사카 시립 동양 도자 미술관 ( 중국, 한국, 일본 도자 설명 )

이시카와 쿠타니야키 미술관

이로리 도자기와 쿠타니야키

비젠야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