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토지향

토끼가 뛰노는 설화적 공간

by 해달 haedal


캔버스를 타고 가다 내린 곳은

이번에는 쓰키우사기노사토 ( Tsukiusagi no Sato 月兔之鄉 ).


일본의 전통 신, 동물 등을 모티브로 한

조각과 공예품 미술관.

月兔之鄉 月兔之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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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한 세련됨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짙은 밤색 나무통과 바랜 듯한 노란 우산

노란 우산과 금색 원에 일렬로 적어 내린 문자.

작은 자갈 바닥, 그리고 정원.


직원들의 일본 전통 복식 차림이 인상적이었다.



토끼가 마당에 뛰논다고 하는데

날이 추워서인지 본 것 같지는 않다.


관람객들은 마당에 풀어놓은 토끼와 같이 놀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게 있다.

카타야마즈 주택가 담장에서 본

그 빨간 눈의 눈 토끼.


달과 토끼


달에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는 형상을 본 동양의 상상력.


얼마 전

10여 년 전에 쏘아 보낸 무인 우주선 뉴호라이즌 호가 보낸

명왕성 사진이 지구 NASA 에 도착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이런 시대이고 보니

달에 관한 신화적, 설화적 상상력은 매력을 잃어간다.


현대인들이

상대성 이론, 평행우주론, 블랙홀, 화이트홀 ... 등의 과학적 상상력을 펼치듯


옛사람들은

달과 같은 자연물에서 시적 상상력을 전개하며 일상에 풍요로움을 더해왔다.


어휘가 달라지고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무엇보다 속도가 달라졌지만

우리는 상상하고 이야기하고 실현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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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꾸어진 마당.

아까 그 우산 통.

이런 꽃꽂이 감각도 금방 생기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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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칠기 찻잔에 나오는 커피와 면 요리가 있다고 하는데

들르진 않았다.


밖에서 보기에도

참 근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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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조각이나 공예품은 기괴한 것이 많았다.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아 대략 보고 나왔는데

일본의 정령이나 특이한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겐 흥미로운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같다.


정작 좋았던 것은 정원이나 전체적인 건축, 인테리어와

이 샘물.


본말전도.

그래도 이런 본말전도라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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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대나무로 큰 청동(도자?) 물그릇을 가로지르고

그 위에 엎어놓은 귀여운 바가지.


오사카 성에서 본 식수대보다

더 귀엽다. 동물들이 많아서 그런가.


한편으론 큰 물그릇이 지닌 녹색의 깊이감이

이 전시관의 풍부한 상상력을 상징하는 것 같다.


일본의 채색 도자기 쿠타니야키, 옛날 쿠타니야키를 말하는 고쿠타니에

고사이테 (ごさいて 五彩手)와 아오테 (あおて 青手) 두 스타일이 있는데

바탕을 모두 칠한 아오테 계열 도자기에 녹색이나 푸른색의 깊은 색감을 표현하는 도자기가 있다.


이 물그릇을 보니 그런 감각의 연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루시구라 미술관을 겸한 월토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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