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바구니에 배달된 조간신문
맑은 공기
공기의 냄새
대기에 민감하다면
새벽
혹은 이른 아침의 온천은
료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방문을 열자,
"오하이오 고자이마스"
하고 아침 인사라도 하듯,
귀여운 대바구니에 조간신문이 놓여있었다.
이렇게 소리 없이 이루어지는
섬세한 서비스가 이 료칸이 매우 공들이는 부분으로 보였다.
전반적으로
나무와 짚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하지만
땅을 바로 밟을 수 있는 1층과
그렇지 않은 2층의 차이 일지도 모르겠지만
전 날 묵었던 료칸이 얼마나
일본 전통적인 미를 잘 간직하고 있었는지
다른 료칸에 와서 더 잘 알게 되었다.
가까이 있는 것의 가치를
잘 모를 때가 많다.
온천을 하러 복도에 나서니
새벽 기운이 야마시로에 고요히 앉아 있다.
아무도 없다.
사람이 없어
덕분에 전세 내다시피 한 온천.
일본의 료칸들은
개인 공간을 작게 쓰고
그 대신 정원이라든가, 도코노마라든가
시각적으로 공간을 열어두려고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이 료칸은
로텐부로가 좋았다.
서예가 로산진이 써 준 현판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이 료칸은
로텐부로만으로도 그 이름값을 충분히 한다 싶었다.
온천을 하는 사이
날은 밝고.
테라스에는 가는 대나무가 깔려있어
여름엔 맨발로 밟으면 청량감이 더하겠다.
뭐라도 쓸 수 있을 듯한
이 작은 책상
료칸 관련 잡지가 놓여있는데
일본어를 몰라 글자와 그림만 넘겨 봤다.
좋아하는 팥떡, 팥 과자 긴쓰바.
녹차와 함께.
조용한 아침.
맑은 공기.
참 ... 좋다.
소화가 잘 되는 죽이
귀엽게 우아한 나무 칠기 그릇에 담겨 나왔다.
나무 결이 예쁜데
녹로를 사용해서 나무를 켜고
이렇게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서 칠하는 야마나까 칠기 기술은
상당한 기술을 요한다고.
그릇 때문인지 조반도 화려해 보인다.
수수한 료칸
기품 있는 료칸
화려한 료칸
다 나름대로 매력이 있다.
일본에서는 평소 열심히 일하고
가끔 료칸에 와서 심신의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따뜻한 천연 온천수와 자연 그대로의 숲이나 잘 가꾼 정원,
예술의 경지에 가까운 정성 담긴 음식과 그릇, 공간과 서비스
료칸은 일본의 다도 정신이 공간적으로 구현된 것으로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