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직장인들처럼 저녁을 먹어 보다
가나자와 시내.
도시 번화가의 화려함이 있었다.
야마시로, 하시다테 같은 조용한 산촌 어촌 온천 마을에 있다가
또 가나자와 성, 겐로쿠엔,
좀 더 사람이 많았지만 히가시 찻집 거리 같은 옛 정취 가득한 장소에 잠겨있다
분주한 도심으로 나오니,
부쩍 많아진 사람들과 차들의 활기가 무척 반가웠다.
나무처럼,
가지가 여럿 달린 가로등...
가나자와는
가게들도 공예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쿄 긴자와도 시부야나 신주쿠, 오사카와도 다른
가나자와 시의 그 어떤 분위기.
불을 환하게 밝힌
의류 쇼핑몰이 몰려있던 어떤 거리.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
7시 5분.
필름으로 사진 작업을 할 때여서
디지털 파일과 달리 시각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는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찍힌 시계를 보고서
이때의 시간을 확인하는 소소한 반가움.
우산을 써도, 안 써도 무방할 정도의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도쿄 시부야와 신주쿠에서도 비가 왔다.
가나자와 성과 겐로쿠엔은 눈 속에 있었고
가가시 야마나까와 야마시로도 눈이 많았다.
일본 판화 우키요에를 보면 비 장면이 많고
일본의 상징 중 하나가 종이와 대로 만든 우산.
그렇구나...
곱게 기모노를 차려입은 여성.
우산, 가방 등 흐트러짐이라곤 없다.
뛰어난 예인들일 듯.
기회가 되면 공연을 보고 싶다.
7시니... 퇴근 시간 무렵.
퇴근하고 동료들과 같이 저녁을 먹는 가나자와의 직장인들 같은 기분을 느끼며
한 식당엘 갔다.
식당은 걸어가면서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기로 하고
활기 있으면서도 요란하지 않고
음식이 맛있을 것으로 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이 가게는 노렌에 파격을 주어
오렌지 그라데이션이 있는 긴 것과 상호가 있는 짧은 것 두 가지를 배치.
가게마다 거의 달려있는 노렌만 구경해도 시간이 잘 간다.
메뉴 탐색 중.
거의 공부 수준...
일본어가 서툴었기에 음식 사진이나 그림이 없어서 다소 난감했다.
음식의 재료를 더듬더듬 읽어가며
명사 위주로 직원에게 물어가며 주문.
옆 테이블 세 사람, 회사 팀 회식 같은 분위기.
먹고 있는 탕 같은 게 맛있어 보여 주문했다.
그리고서 몇 가지 더 주문.
이제 눈에 많이 익은 작은 풍로.
프라이팬이나 석쇠나 철판이 아닌,
나베에 소고기 스테이크.
전날 하시다테, 태어나 이렇게 맛있는 단팥죽은 처음이다 싶었는데
이날 가나자와 시내, 태어나 이렇게 맛있는 소고기 스테이크는 처음이다 싶었다.
식당 선택은
직감에 의지 했지만 대성공이었다.
현지 주민에게 물어보거나, 직감에 의지하거나.
도쿄 긴자의 세련된 꽃집이 생각난다.
저녁을 정말 맛있게 먹고 잠시 걷다가
근처 한 카페에 들어갔다.
큰 테이블에 장식되어 있던
생화 백합이 인상적.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가나자와 스타일이랄까...
제2의 교토라는 문화적 자신감 같은 것 아닌가 싶다.
이렇게
가나자와에서의 밤이 깊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