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라는 공간과 시간의 병치
여행 나흘째.
오후에 쑤저우에서 상하이로 돌아왔다.
숙소는 와이탄에 인접한 유서 깊은 반점.
'반점'이 호텔이어서 재미있다 싶었는데 드디어 '반점'에 묵게 되었다.
입구를 들어서자 보이던 화려한 홀.
외관으로보나 실내로 보나 근대 유럽풍의 건물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1900년대 초에 세워진 된 곳이라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짙은 나무색 문, 카페트, 입구 복도 한 쪽은 거울을 겸한 옷장 문 등 일반적인 호텔룸의 전형적이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 반점은 근대 유럽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니 만약 실내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았다면, 현재 우리가 접하는 호텔의 일반적인 구조는 100년 가까이 된 형식이구나 싶다.
여장을 풀고, 와이탄 야경을 구경하러 나갔다.
반점을 나서면 바로 길 건너편.
전력 절감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서 화려한 야경은 볼 수 없었다.
황포강.
화물선이 지나다닌다.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구경하는 시민들 틈에 끼여 황포강과 건너편 동방명주와 마천루를 구경했다.
제한된 점등으로 화려한 야경은 볼 수 없었지만 덕분에,
독특한 분위기가 감도는 이미지를 얻었다.
이 이미지들은
중국의 전력 절감 정책과,
저녁의 시간과,
부슬부슬 내리는 비와,
상하이 황푸강변 대기와
필름이
다함께 빚어낸 것이다.
택시를 타고 황포강 건너편에 갔다.
운무에 싸인 동방명주.
택시를 타고 가며 거의 바로 아래에서 보니 상당히 높았다.
이름도, 형태도 중국의 문화가 깃들어 있는, 상하이의 아이콘.
SF 영화 장면 속에 들어온 듯한.
그때 멀리서 시선을 끌던 한 건물이 있었다.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운무가 형성되어 장관을 연출했다.
택시를 세워 달라고 일행에게 부탁.
내려서 사진을 찍었다.
가까이 가니 렌즈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진마오 타워(Jin Mao Tower 금무대하 金茂大厦).
茂 우거질 무
厦 큰집 하
금으로 어우러진 큰 집. 대하大厦는 빌딩이라는 뜻이라고.
금무대하는 중국에서 사랑받는 숫자 8. 8각형에 88층 전망대로 유명한 마천루.
그 옆에 짓고 있던 건물이 아마도 지금의 상하이 월드파이낸셜 타워 SWFC.
이 건물은 1997년 착공, 아시아 금융위기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었다가 이후 재개되었는데 일장기를 연상시킨다는 상하이 시민들의 항의로 설계변경도겪었다고 한다.
높아서 렌즈에 다 들어오지 않고
운무에 가려 다 들어오지 않던 진마오 타워.
자금성은 넓이로,
상하이는 높이로
위용을 드러내려는 것 같다.
마천루 경쟁은 끝이 없다.
이 스펙타클한 진마오 타워도
그 당시 바로 옆에 짓고 있던 상하이 월드파이낸셜 타워에
상하이 월드 파이낸셜타워는 상하이 타워에 차례로 최고층 자리를 내어주었다고.
저녁을 먹고 와이탄에서 시간을 더 보내다
구시가지 쪽에 위치한 서민적인 식당에서 부담없는 야식을 먹었다.
새로운 것과 낡은 것,
화려함과 수수함의 공존.
근대적 낭만이 어린 유럽풍 숙소에서
두런 두런 이야기하며 상하이 여행 마지막 밤을 보냈다.
푸시 浦西 상하이 구시가지
푸둥 浦東 상하이 신시가지
마천루
진마오 타워 (금무대하 金茂大厦)
상하이 월드 파이낸셜 타워 SW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