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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와이탄 아침 산책

상하이 여행 에필로그

by 해달 haedal


상하이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항상 그러하듯

오전에 숙소 주변을 천천히 산책했다.


아침에 보니 더더욱

이 곳이 동양인지 서양인지 착각이 들 정도.


황푸 서쪽 강변에 위치한 와이탄 건축물들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조계지에 세워진 것으로 건물 번호를 부여받아 당국에 의해 보호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왼쪽에 잘려서 안 보이는 흰색 건물부터

와이탄 1호(아시아 대루)와 와이탄 2호(상해총회대루),

가운데 첨탑이 있는 와이탄 3호, 와이탄 5호(화하은행)



조금 잘린 와이탄 6호 (중국통상은행)

낮은 돔 와이탄 7호


중앙에 높은 돔 와이탄 12호

시계탑 있는 와이탄 13호(근대부터 중국 세관이었다고)




와이탄 18호, 와이탄 19호와 초록 지붕 와이탄 20호(화평반점), 와이탄 23호




와이탄 23호는 유일하게 중국인이 설계한 것이라고.


이어서

오른쪽에 낮은 흰색 와이탄 24(중국공상은행), 와이탄 26(중국농업은행),

27, 28 , 29 대략 여기까지.




와이탄 20호, 화평반점이 있는 건물 측면 거리.


미국의 어느 거리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펩시 탓인가...





지하보도.

고호의 해바라기 같은 이 유리 지붕은 황푸강의 누런 강물 색과 어울렸다.

황하 강도 이렇게 누렇겠지 아마.




와이탄(外滩 外灘 The Bund)과

루자쭈이 금융무역구( 陆家嘴金融贸易区).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과 동쪽에

근대 유럽과 현대 중국이 마주 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서방과 동방.

위치 자체도 매우 상징적이고

현재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도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어젯밤 가까이서 보았던 동방명주,

상부 원형 장식에서 사다리꼴로 설계 변형되었다는 그리고 짓고 있던 SWFC 상하이 월드 파이낸스 센터, 그 외 안개와 운무로 SF 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던 여러 건물들이 멀리 보인다.


여객선, 화물운반선도 밤의 환상에서 깨어나 현실의 얼굴을 내보인다.


쑤저우 운하 뱃길에선 관광객을 위한 나룻배만 보였는데

이 곳 황푸강에서는 석탄을 나르는 운반선도 보인다.


쑤저우 수향은 실제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

이화원 언덕의 산 뒷길에 조성해놓은 인위적인 수로와 건물들과 달리

빨래하는 사람, 간간이 헤엄치는 시민들이 있었다.


와이탄 황푸강도 유람선과 화물선이 같이 보인다.

중국 최대 상업, 교역, 금융 도시답게 은행도 많고 네온사인도 많다.



전력 절감 정책에 의해 보이지 않았던 광고 네온사인이 보인다.

한국의 LG 전자도 보이고 SAMSUNG도 다국적 기업 Nestle, 일본의 Canon도 Nikon도 있다.




천이 동상.

상해시 초대 시장이자 중국의 영웅 중 한 분이라고. 바둑을 좋아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 앞에서 사진 찍길 즐겨하는 걸 보니 시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분인 듯.



붉은 기, 중국 특유의 호방 당당한 품새, 동방명주... 여러 각도에서 보아도 중국의 분위기.

중국은 특유의 문화적 아우라를 곳곳에서 발산한다.


문화적 자부심이 강한 중국.



관광지 어딜 가도 대체로 있는 저 혼자 움직이는 작은 장난감.

성화에 못 이겨 사주거나 울리거나.


어머니 혹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유년의 나들이 혹은 여행. 혹은 그 변주.

우리 모두 각자 다른 풍경으로 간직하고 있는 생애 앨범의 귀하디 귀한 장면들 아닌가 싶다.

다른 것과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반려 동물을 데리고 다니듯,

새를 데리고 산책 혹은 여행이 있는 중국.

중국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인 듯하다.



오전 와이탄 산책을 마치고

일행과 함께 체크 아웃.


택시를 타고 황푸강 건너편 동쪽 루자쭈이 금융무역구쪽으로 건너왔다.



날은 계속 흐려있었다.

간밤에 본 마천루가 밤의 화려함을 지우고 그러나 다시 운무에 싸여 그 자리에 있다.


한국 식당에 들어갔는데 창 밖으로 동방명주가 보였다. 중국 여행에서는 거의 항상 아침을 겸한 점심으로 담백한 한국 음식을 먹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한국 식당을 간간이 이용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한국문화의 인기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었던 것 아닐까 싶다.



푸동 공항.

세계적인 마천루가 있고, 국제공항이 가까이 있는 국제금융지역 푸동...






다소 공격적인 스펙터클.




문득,

빗 줄기를 형상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워서 쓰는 붓자루 인지도.


전세계적 코드,

동글동글 비행기 유리창.




프랑스 조계지의 한 빈관에서 여장을 풀며 시작한 상하이 여행,

쑤저우의 한 빈관과 졸정원을 거쳐

서구 열강의 각축 조계지 와이탄 한 반점에서 여장을 꾸리며 마무리했다.


현대 속의 근대 상하이와 잘 어울리는 빈관과 반점이라는 이름을 가진 숙소에

상하이 고유의 근대적 낭만 풍경과 현대적 스펙터클이 모두 함축되어 들어갔다.


Au revoir, Shang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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