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주변 산책
서호 주변 호텔 조식
푹 자고 아침과 점심을 겸한 식사를 하기도 하고
숙박료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는 아침을 먹곤 했다.
글로벌화로 호텔 조식 뷔페엔 (한국의 경우) 한국식, 서양식, 중식, 일식 등이 간단히 차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는 중국. 중국 음식을 중심으로 간단한 서양식이 갖추어져 있었다.
만두를 찌기 위한 대나무 찜통에서뿐만 아니라
중국 고유의 음식 화궈 식당에서 종종 보았던 태극 문양의 큼직한 냄비 모양의 그릇.
이런 작은 사물에서도 중국을 느낀다.
담백한 떡빵 - 떡 같기도 하고 빵 같기도 한 미니 핫케이크
문화란 이런 것.
현대화된다고 글로벌화된다고 쉽게 변하지 않는다.
여행의 즐거움, 호텔에 묵는 기쁨 중 중 하나 -
쉐프분들이 즉석에서 만들어주시는 계란 프라이나 촉촉한 스크램블 에그.
서호 산책
현대식 유람선이 아닌,
연인들이 타는 오리배도 아닌,
나무 나룻배가 느긋하게 오가는 서호.
남녀노소 현대 세계 유니폼 -
면 T, 헐렁한 면바지, 운동화 내지는 샌들.
호수 주변은 잘 정돈되어 있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에 좋았다.
항주도 유서 깊은데 서호도 중국 문화의 풍부한 텍스트였다.
항주와 소동파
2천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중국 7대 고도 중 하나이며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에도 그 번영함이 기록되어 있고
남송의 수도로 한때 중국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항주.
항저우는 예로부터 서호를 중심으로 하여 문인 묵객들의 유람의 고향이었다. 따라서 밤문화, 술 문화가 무척이나 발달되어 있으며, 용정차와 같은 녹차는 생활의 일부로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항저우는 교통의 요지로 예로부터 비단이 유명하였다. 유명한 인물로 백거이 소동파 가 있다.
소동파(蘇東坡)로 더 유명한 대문필가 소식(蘇軾)은 요리에도 그의 흔적을 남겼다.
여가가 날 때마다 소동파는 틈틈이 돼지고기를 쪄서 먹곤 했다고 전해진다. 요리를 하던 중에 오랜 친구가 그를 방문해서 바둑을 두곤 했다. 소동파는 바둑에 열중해서 타는 냄새가 나도록 고기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렇게 내놓은 것이 바로 동파육(东坡肉, 東坡肉)이라고 하여 거지닭(叫花鷄)과 함께 항저우의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서호
중국에는 서호(西湖)라는 이름의 호수가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항주의 서호라고 한다.
넓은 서호에는 제방이 많고 몇몇 제방은 다음과 같은 역사적인 유래가 있다고.
당나라 중반 덕종 정원(唐貞元,785-804) 연간에 백거이(白居易)가 항저우로 임명되어 무너진 제방이 농사를 망치는 것을 보고 제방공사를 다시 하였다. 백거이는 더 길고, 튼튼한 둑을 쌓게 했는데, 이로 인해 수원이 풍부해지면서 가뭄을 해갈하였다. 이것이 지금의 백제(白堤)다. 그는 둑 옆에 수양버들을 심고는 매일 산책하고, 공사를 감독하였다.
2백 년 후 송나라 초기 철종 원우(1086-1094) 때 유명한 소식(蘇軾, 소동파)이 항저우에 임명되어 왔다. 이때 다시 농민들은 가뭄으로 고생을 하게 되었는데, 웃자란 수초들 때문에 물대기가 힘들게 되었던 것이다. 소동파는 호수 바닥에 침전된 진흙을 모두 파내게 했는데, 이것이 기존의 백제보다 세 배는 더 길고, 넓었다. 이게 나중에 소동파의 성을 따서 소제(蘇堤)가 되었다.
서호에는 <백사전>이라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양산백과 축영대>라는 이야기로 재 서술되었고 조선시대 한국에서도 <양산백전>이라는 소설로 재탄생했다. 오래전에 영화로 본 기억이 나는데 서원에서 공부하는 장면이 아름다웠다.
양산백과 축영대(梁山伯與祝英台)는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축영대(祝英台)와 양산백(梁山伯)의 슬픈 사랑이야기이다. 항저우의 시후(西湖)의 창차오(長橋)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장교애련(長橋哀戀)이라고 한다. 이 다리는 연인이었던 축영대(祝英台)가 양산백(梁山伯)과 수없이 작별하던 곳이기도 하다.
세도가의 천방지축인 축영대(祝英台)를 시집보내기 위해 그녀의 부모는 남자만 학생으로 받는 서원에 축영대를 남자로 변장시켜 입학시킨다. 축영대는 그곳에서 운명적으로 양산백(梁山伯)을 만나 3년간 함께 공부하며 우정을 나눈다. 어느 날 축영대는 아버지의 급한 부름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양산백은 그녀가 떠날 때에야 축영대가 여자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그러나 축영대는 부모의 뜻대로 마원재에게 출가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양산백은 병을 얻고 죽는다. 혼례를 위해 마원재의 집으로 가던 중, 이 사실을 알게 된 축영대는 양산백의 무덤으로 다가가는데, 갑자기 양산백의 무덤이 갈라지며 축영대는 무덤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둘의 영혼은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위키백과)
여행지에서 풍광만을 볼 때도 있지만
문학작품이나 영화에서 다루어진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소에 가면 문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이 주관적으로 확장되어 여행지에서의 느낌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
황금색 문틀.
검은색에 황금색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던 옻칠 병풍.
유감없이 화려함을 추구한다.
'반점'에 이어, '주점'인 호텔. 재미있다.
大酒店
어휘의 이런 다른 사용,
한 어휘가 가진 권위나 이미지는 다른 정의나 쓰임으로 흔들린다.
상하이에서처럼 연푸른 색 택시가 많다.
중국 강북 베이징과 운남의 빨간 택시
황푸강변과 대운하에 인접한 중국 강남 항저우의 연푸른 택시.
도시의 색은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는구나...
항저우 시민의 일상
일본 시민에게서 많이 느꼈던 분위기라면:
고독하고 조용함,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조심성,
결연함,
절도 등...
중국 시민에게서 많이 느꼈던 분위기라면:
무리를 지어 뭔가 떠들썩하게 분위기 고조시키는 걸 좋아함
다른 사람을 크게 개의치 않음,
느긋함,
당당함 등...
서로 극과 극인데
각각에서 나름의 고유한 매력을 느꼈다.
이곳에선 택시 기사분도 어딘가 당당한 분위기가...
빨간 이층 버스도 이국적이다.
이런 머리 장식은 중국 아이 스타일.
더운 여름, 보는 내가 더 시원하다.
버스 광고도 어딘가 중국 특유의 과장이 느껴진다.
서호엔 나무 조각배
시내엔 나무 조각차
독특한 버스.
항저우의 나룻배 모티브 아닐까 싶다.
이렇게 이름난 관광지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그 지역의 개성을 발견한다.
고층 아파트와 상가, 빌딩들...
건물 형태도 도시마다 다르다.
음식 문화뿐만 아니라 주거문화에서도
중국의 조형 본능을 느낀다.
장르화된 예술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서 많이 볼 수 있지만
문화와 삶에 녹아든 그 지역 사람들의 예술 감각은 거리, 식당 등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
가로등도 유려한 형태.
비단으로 큰 부를 일구었던 지역,
그리고 유서 깊고 넓은 서호가 있는 지역 이어서일까...
여유있는 일정이 아니어서 항주의 진면목을 다 보지 못한듯 하여
다음에 다시 방문하리라는 마음 한켠에 두고
항주를 떠나왔다.
옛날 중국 아미산에 수천 년 동안 도를 쌓은 두 마리 뱀이 있었다. 백사(白蛇) 백소정(白素貞)과 청사(靑蛇) 소청(小靑)은 인간 세상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아름다운 두 여인으로 변신해 항주(杭州) 서호(西湖)에서 놀았다.
아름다운 서호에서 정신없이 놀다가 서호의 단교(斷橋)에 이르러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게 되었다. 허겁지겁 버드나무 아래로 비를 피한 그들에게 허선(許仙)이라는 젊은 남자가 우산을 주고 갔다.
허선은 성묘하고 돌아가다가 버드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는 두 여자를 보고는 자신의 우산을 빌려주고 배까지 불러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때 백소정은 허선에게 연정을 품게 되는데, 우산을 되돌려 주는 것을 빌미로 허선을 초대한다.
다음 날 허선은 백소정의 집을 찾아 호수가의 홍루(紅樓)로 가게 된다. 백소정은 고맙다고 얘기하면서 은근히 그의 가족 사항을 물어서 알아내고는 허선의 환심을 사고자 노력했다. 소청의 입회하에 천지에 예를 올리고 부부의 연을 맺은 그들은 약방을 차리고, 많은 사람의 병을 돌봐주면서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진강(鎭江) 금산사(金山寺)의 승려 법해(法海)는 도력이 높은 법사이기도 했는데, 그는 백소정이 천 년 묵은 요괴인 줄 알고서 사람을 해칠 것을 두려워하여 허선에게 아내가 천 년 묵은 요괴라는 경고를 한다. 믿지 않는 허선에게 법해는 단오절에 웅황주(雄黃酒)를 먹이면 천 년 묵은 요괴의 정체가 드러난다고 일러준다.
이곳에서 단오절에 사악함을 물리쳐 준다고 믿으며, 웅황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었는데 뱀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었다. 백소정과 소청은 허선의 책략으로 웅황주를 마시게 되는데, 결극 정체가 드러나 허선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죽게 된다.
웅황주의 충격에서 깨어난 백사 백소정은 허선이 죽은 것을 보고 놀라서, 선산으로 영지를 구하러 간다. 죽음을 각오하고 선산을 지키는 신선과 격렬한 싸움을 벌이다가, 백소정의 진심에 감복한 남극선옹은 영지초를 주면서 허선을 구하게 한다.
다시 살아난 허선은 백소정의 재치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법해는 허선을 금산사에 감금을 해 요괴와 격리를 시킨다. 백소정은 소청을 데리고 가서, 법해와 싸우지만 도력이 높은 법해에게 패하고 만다. 허선은 작은 스님의 도움으로 금산사를 탈출하여 단교에서 백소정을 만난다. 여기서 백소정은 자신이 천 년 묵은 뱀이라고 고백하지만, 허선은 아내의 진심을 알고서 그녀를 받아들인다. 집에 돌아와 백소정은 아들을 낳게 되는데, 백일째 되는 날 법해가 찾아와 백소정을 서호 바깥의 뇌봉탑(雷峰塔) 아래에 봉인시켜 놓는다.
소청은 아미산에서 도술을 연마해서 법해를 이기고 백소정을 구출해 낸다.
작품
1958년작 백사전(도에이 애니메이션에서 제작한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