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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haedal Mar 11. 2016

어딘가 어눌한 것에서 느껴지는 형언할 수 없는 편안함

해남, 두륜산 대흥사








돌은 묵묵한 미덕으로

사람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그 돌로 만든 돌확에

산 계곡 물이 흘러들어 담긴다.


느릿느릿 등산길에  마시는 산사의 맑은 물.

그 어떤 음료수보다 달디 단 청량감.





돌, 나무, 고무신

끝.






아무렇게 한 듯 툭 툭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지 않게도 느껴진다


이런 한국의 미감...

나는 몹시 사랑한다.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이런 미감...


그래서 일본의 정신적 스승이었던 한 선승은
한반도에서 나온 사발을 몹시 아꼈나보다.

이후 그 그릇은 일본의 국보가 되었다.


그들에게 이런 마감은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갖추기 쉽지 않기에.




어딘가 어눌한 것에서 느껴지는

형언할 수 없는 편안함





어른들은 어린 아이를

강아지라고 부르곤 하는데,


간혹

모습 뿐만 아니라

행동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되는 때가 있다.





높이도, 면적도, 두께도








 일정하지 않다.





배경을 이루고 있는

산과

산사가





담장까지도 닮았다




채색하지 않아

더 좋았더랬다.



채색하지 않은

혹은

해와 바람에 색이 바랜 멋

을 처음 알게 된 건


아주 아주 오래전

경주 기림사에서였다.





비바람에 녹이 슬었지만

손잡이는 반들반들


누대에 걸쳐 여러 사람 다녀

반들반들해진 마루처럼.










두륜산

대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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