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u Hands Shibuya
아타미역에서 기차를 타고 시부야로 가는 길.
날이 흐리다.
여행지에서의 들뜬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차의 규칙적인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는 가운데
이런 저런 상념에 시간 가는게 아까왔다.
기차를 타고 갈 때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면
쨍한 햇빛이 창으로 들어오지 않아 바깥 풍경 감상에 좋다.
이런 감정 상태를 지속하고 싶어
기차가 좀더 달렸으면 좋겠는데
1시간이 채 안되는 거리,
아쉽게도
금방 도착해버렸다.
한산하던 풍경 대신
북적북적 철도역
시부야에 도착하니 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도심 가로수에 까마귀가 앉아있다.
사람들이 많아 이번엔 그리 무섭지 않았지만
참 낯선 풍경이다.
도심 번화가에 까마귀라니...
비가 와서 시내를 돌아다니기보다
여러 층에 걸쳐 볼거리가 많은 도큐핸즈 Tokyu Hands 를 둘러보기로 했다.
우선 건물 내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카푸치노 주문하니 계피향 나는 스틱이 함께 나온다.
그 계피향 스틱에는 손잡이용 종이가 둘러져 있다.
이런 디테일
저항하기 힘든 일본의 매력 중 하나.
Creative Life Store
Tokyu Hands
모토가 보여주듯
도큐핸즈에는 다양한 제품이 구비되어 있었다.
Creative ...
Creative한 제품이나
Creativity 발휘를 돕는 DIY 제품 혹은 미술, 공예 등의 작업에 필요한 물품
Life ...
생활과 관련된 제품들
먼저, 조명 코너
도쿄핸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
바로 이 조명 코너였다.
종이나 광목 등 소재로 만들어 더 편안한 스탠드.
은은한 불빛
매력적인 형태들, 반하고 말았다.
요즘은 이케아에서 이런 스타일의 조명을 구입할 수 있는데
아마도 이케아의 조명 디자이너는
일본의 조명을 참조하지 않았을까.
좌식 문화를 잘 보여주는 의자들.
색감이나 형태도 어딘가 일본적인.
지금처럼 북유럽 스타일이 선보여지기 전이라 신선했다.
동경의 높은 물가,
간간이 지진,
작은 집,
작은 가구.
1-2인 가구를 위한 작은 가구가 매장에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었다.
쌓아서 쓰는 조립식, 모듈식 가구 박스
낙천적인 노호혼인형
노호혼((のほほん)
사전을 찾아보니 '태연하게' '아랑곳 하지 않고' '빈둥 빈둥' 라는 뜻의 부사.
강박적으로 정확하고 깔끔하게 살아가는 일본사람들에게 이런 삶의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이 인형이 인기를 끈 데에는 이유가 있을 듯...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만화, 애니메이션의 강국답게
캐릭터 피규어 매장
이제 전세계적으로 자리잡아가는 키덜트(kid & adult) 문화
가방 코너
욕실용품 코너
일본의 온천, 목욕 문화를 여기서도 볼 수 있다.
플라스틱보다 나무로.
풍부한 삼림자원으로 나무 구하기가 쉬워서이기도 하겠지만
참 좋다, 나무로 만든 일상 용품들.
이렇게 나무로 만든 물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자연에 대한 태도가 아무래도 남다르지 않을까.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받게 되지 않을까.
문구, 다이어리, 달력 코너
1월이라 달력 코너에 다양한 새해 달력들이.
2003년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5년의 한국.
노령화, 저출산, 1인 가구 증가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2년 전 도큐핸즈에서 보았던
1~2인용 가구들, 조립식 가구, DIY, 키덜트 상품 등... 이제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접한다.
일본과 한국은 10년 차이가 난다고 들었는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음을 사진에서 확인하게 된다.
도큐핸즈의
'Creative Life Store' 모토를 가장 잘 보여주는
DIY 코너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것일텐데
그 종류가 ...
일본이 갖는 전반적인 정교함을 여기서도 본다.
가끔 어떤 부분에서 전체의 상을 보곤 한다.
내겐 도큐핸즈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