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달 haedal
Apr 07. 2019
2017년 11월 플라스틱에 관한 전시를 한 후,
플라스틱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모아봤다.
전시 장소를 확정하지 못해 2019년 4월 초인 오늘까지 모으다 보니 상당한 양이 모였다.
고무적인 것은, 내 눈에 그 부피가 보이니 그 부피가 늘어나지 않도록 플라스틱과 비닐, 스티로폼 등의 포장에 든 제품은 잘 사지 않는다는 것, 1년 하고도 4개월이 넘어가는데, 물론 누적 양은 늘어나지만, 갈수록 단위 시간당 양이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 테면, 예전같으면 1주일치 재활용 쓰레기에 해당하는 양이 지금은 한 달 이상 모아야 그 정도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이 되었다. 나처럼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도 하는데 누군들 못할까 싶고, 참 기쁘다.
1. 플라스틱
생수병
가장 많이 쌓인게 생수병이었다.
생수병은 2L 6개 들이 한 팩 포장을 주로 마트에서 구입한다.
수돗물은 설겆이나 세탁, 씻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음식관련된 물은 생수를 사용했다.
우리가 생존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공기 그리고 물이다.
음식은 못 먹어도 벼텨도 물은 없으면 버틸 수 없다고 하는데, 우리 몸의 상당수가 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래식 물단지용 옹기를 사서, 큼직한 좋은 참나무 숯을 여러개 안에다 넣고
밤에 수돗물을 받아 밤새 정화가 된 물을 주전자에 끓여서 마시거나 음식할 때 사용하고 있다.
한번식 숯과 옹기는 씻어 햇빛에 말린다.
플라스틱 생수병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하나도 성가시지 않다.
숯으로 정화하고 나면 수돗물 냄새가 나지 않고 물이 상당히 맛있어 진다.
음식물 포장
도시락을 사먹든, 마트에서 식재료를 사든,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이나 반제품 식품을 사든
많은 경우 포장은 플라스틱, 그리고 랩, 비닐 등...
플라스틱 포장을 모아보니 이 또한 상당했다.
이후 나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것은 웬만해서는 구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포장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배달 시켜 먹지 않고,
식당에 가서 사먹으려고 노력한다.
2) 스티로폼
마트에서 장을 보면 보통 식재료들이 스티로폼&랩에 들어 냉장고에 진열되어 있다.
스티로폼&랩 대신 단순 비닐포장을 선택한다.
3) 비닐 포장
과자 봉지, 라면 봉지, .... 음식물이든 전자제품이든 비닐을 벗어나기란 참 어렵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제품 보호를 위해 포장이 필요하겠지만
나로선 포장이 환경을 파괴하는 물질로 먼저 인식된다.
비닐포장은 오염되었을 경우 씻어서 말려 모으고 있다.
그래서 이 성가심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포장이 안되어 있거나 최소 포장된 상품을 구입하려고 한다.
썩는 비닐로 포장한다면 나는 조금 더 비싸도 그 제품을 살텐데...
붕어빵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붕어빵 장사하시는 분들이 보통 종이봉투에 담아 주시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에 개별 포장이 이미 되어 있는 상품 대신
내가 그릇이나 용기를 가져가서 덜어 사 오는 방식의 마켓에 대해 여러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
오늘 우연히 그런 가게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참 기뻤다.
4) 캔
캔 제품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광산 채굴 후 함부로 버려지는 산이 주는 오염이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5) 종이
종이 사용양도 줄이려고 한다.
프린트할 때 양면으로 프린트하고, 프린트물도 줄이려고 하는데 잉크 카트리지가 플라스틱이고 잉크도 화학물질일테니 디지털 파일로 대체 가능할 경우엔 출력을 지양하고 있다. 돈도 절약된다.
포장도 코팅된 것보다 크라프트지 등 코팅 안 된 포장에 든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입하려고 한다.
물건을 아껴쓰고 유리병, 종이 등에 든 것을 구입하려고 노력하다보니 언젠가부터 많은 것을 이러한 시각에서 보게 되었고, 주위의 더 많은 것을 고려하게 된다.
순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절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재활용에도 에너지가 들고, 처리 비용이 들고, 그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많은 경우 경제성이 낮으면 재활용이 되지도 않는다고 하니
가장 좋은 것은 되도록 물건을 사지 않는 것 같다.
재활용 쓰레기(라고 알고 있는)를 1년 이상 모으면서 점점 몸과 마음이 건강해짐을 느낀다.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보람을 느끼는 것,
그것은 결코 사소하지 않으며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한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