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버스 두 정거장 거리의 여의도 이마트를 이용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여의도 ifc몰 CGV에 영화를 보러 갔다가 오는 길에 장을 보곤 했는데, 지금처럼 습관이 안되어 깜박하고 장바구니를 잊고 가거나, 예정에 없던 장보기를 하게 되면 종량제 봉투나 이마트 몰에서 회수용으로 판매하는 장바구니를 이용하곤 했다. 소형, 중형, 대형 여러 개가 모였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거의 온라인 몰과 동네 마트를 이용하다 보니 발걸음이 뜸해졌고, 회수용 장바구니를 가져다줘야 하는데 미루고 있다.
물개, 곰, 코끼리가 덩치에 걸맞게 I'm Littel, I'm Big & Strong, I'm Huge & Great 라며 우리의 Water & Life, Tree & Forest, Nature & Wild Life를 구하자, 지키자 제안한다. 이 야생동물들은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눈을 감고 있는 걸 보니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이렇듯 세련된 기획과 디자인의 이마트의 재사용 플라스틱 장바구니는 나름 환경 지키기의 노력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매장에 가보면, 비닐 랩이나 비닐봉지 사용이 과도한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시내버스를 타는 것도 상당히 부담스럽다. 고층 아파트에 살면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마스크를 신경 써서 착용해야 하는데, 버스를 타면 또 마스크를 잘 쓰고 있어야 하니, 마스크 없이 활동하는 집이 점점 편해진다. 버스에 타면, 어김없이 창문을 가능한 많이 열곤 하는데, 겨울이라 찬바람이 들어올 테니 창문 열기도 조심스럽고... 마스크를 잘 착용해야 하는 부담을 지느니 애매한 거리의 마트는 꼭 필요한 물건, 그러나 주변에서 구하기 힘들고,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고 구매해야 하는 경우에만 사러 가게 되었다.
장바구니를 깜박한 날들이, 매장에 재사용 반환을 또 깜박한 날이 이렇게 많았다.
여의도 이마트의 경우, 회수용 장바구니를 구입해 이용할 수 있고, 종이 상자에 담아 테이프나 끈으로 포장해서 물건을 가져간다. 어쩌다 부피가 크거나 무거운 물품을 사러 갈 때는 차를 가지고 가지만, 주상복합 아파트 건물이라 주차도 쉽지 않아 나는 주로 버스를 타고 다녀오기에 장바구니나 회수용 이마트 장바구니를 이용한다. 플라스틱 소재의 장바구니이지만, 일단은 반환과 재사용이 가능하다. 매장 직원분에게 이에 관해 물어본 적이 있는데, 깨끗한 것은 재사용하지만 오염이 된 것은 폐기한다고. 결국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 이번에 되돌려 주고 나면, 되도록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장바구니를 외출 시 텀블러와 함께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 신세계 백화점
가까운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신세계 백화점과 대형 이마트 매장이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식품관이 훌륭해서 한 번씩 가게 되는데, 이마트, 롯데백화점 식품관 등과 함께 공통적으로 어류나 육류 포장에 스티로폼과 랩, 비닐봉지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서 갈 때마다 신경이 여간 쓰이는 게 아니었다. 코로나 이후 백화점을 아예 안 가다시피 하면서 과도한 플라스틱 포장과도 멀어졌다.
* 이마트몰, 신세계몰, ssg, 쓱배송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을 가지 않아도, 이들에겐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이, 통합하여 ssg몰이 존재했다. ssg는 웹사이트나 모바일앱의 인터페이스가 시각적으로 아름다워서 종종 이용하곤 했다. 마켓 컬리 등에서 먼저 시작한 새벽 배송과 유사한 쓱배송 이라는 속도감 있는 배송 서비스가 있어서, 자주 소비하는 물품을 구매하곤 했다.
그런데 지난주였던가, 쓱배송에서 배송기사님들이 사측의 압력 때문에 노조를 만들지도 못하고 장시간 노동에 힘들어하신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손님맞이로 장을 많이 볼 때나 생수를 주문할 때 쓱배송을 이용하곤 했는데, 시간을 촉박하지 않게 주문하고 또 앞으로 쌀이나 생수 같이 무거운 물품은 주문하지 않거나 불가피할 경우 개수나 무게를 최소로 하려고 한다. 이마트에서 한때 계약직 사원을 대거 정규직 전환한 적이 있었고, 대기업이라 배송기사님들에 대한 처우가 좋은 줄 알고 생수도 주문하고 했는데... ssg에서 LG 그램 노트북도 사고, 삼성 스마트 tv도 샀는데, ssg가 배송기사님들에게 한 처우를 생각하니....
쓱배송이 편리하고 좋으나, 촘촘히 짜인 시간대 선택이 배송기사님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그래서, '아무 때나'라는 옵션을 선택하곤 했는데, 앞으로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아무때나로 해서, 기사님들의 배송 부담을 줄여드리고 효율 높이는데 작은 도움 지속적으로 드리려고 한다.
쓱배송의 쾌적하고 훌륭한 서비스의 이면에는 배송기사님들의 노고와 플라스틱 과다 사용이 있다.
쓱배송에서는 종이상자 대신에 종이봉투를, 비닐 아이스팩 대신에 물(버리면 상하수도에 이로운 효능도 있는)이 들어있는 내부는 방수 코팅되어 있고 외부는 질긴 종이로 되어 있는 물+종이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훌륭하고 고급진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
초기 이마트몰 시절에는 봉투에 '안녕히 다녀오셨어요?'라고, 현재 ssg 몰로 바뀐 쓱배송 종이봉투에는 '아무리 바빠도 밥은 꼭-- 챙겨 드세요'라고 쓰여 있다. 다정하게 말을 건다. 어찌나 다정한지 오랫동안 나를 챙겨준 부모나 형제, 배우자나 집사(고양이를 사랑하여 자발적으로 극진하게 고양이를 모시고 사는 사람 ㅎㅎ) 같이 말을 걸어온다.
서구권 영화에서 마트에서 장을 보고 종이봉투에 주섬주섬 넣어서는 가슴에 한 아름 안고 자동차로 향하는 씬을 참조했음직한 이 기획에는 그러한 내용의 카피도 봉투에 초기에는 보였다. 종이봉투의 따뜻한 질감은, 또한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그리워하게도 한다. - 텀블러 사용이 습관이 되어 한 번씩 그리운 종이컵 커피...
고급지고 다정한 배려, 그러나 ...
그러나 문 앞에 놓여 있는 커다란 종이봉투 안에는 '연노랑 큰 비닐봉지'와 '연파랑 큰 비닐봉지'가 있다. 신선식품은 푸른 봉투에, 일반 상품은 노란 봉투에 들어있다. 합리적인 시스템이지만, 나는 이로 인해 웬만해서는 쓱배송을 이용하지 않는다. 비닐 사용을 줄이려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데, 온라인 몰에서 배송되어온 상품 각각에도 물론 비닐과 플라스틱 포장이 있고, 이들 상품을 다시 냉장(냉동), 비 냉장 두 카테고리로 분류하여 각각의 큰 색이 다른 비닐에 담겨 어쩔 수 없이 또 비닐을, 것도 상당히 큰 비닐을 사용하게 되니까 말이다.
얇은 비닐이지만, 사이즈가 제법 커서 모아보니 이렇게 부피가 크다. 그때그때 분리 배출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힘들다. 이렇게 모아 보면,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폐해를 지구에 끼치는지, 인간이 뭐라고. 한눈에 파악이 된다. 생각을 행동으로 바로 옮길 수 있으니 다들 자신이 소비하는 플라스틱을 1년간 모아보길 권하고 싶다. 내년에 전시로 보여줄 날이 오길...
이불 아닌, 쓱배송 노랑비닐+파랑비닐 모은 것
종이봉투도, 종이는 플라스틱에 비해 재활용도가 높고 환경오염이 덜해 중간에 분리배출 했지만, 모아보니 꽤 많다. 인간이 뭐라고 한 번에 이렇게 많은 펄프를 쓰고 버려 도 될까?
최근에는 그래서, 생수만 1팩 정도 주문하고 쓱배송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는데( 물은 물만 온다. ) 생수 배송 또한 최근의 급증하는 배송물량으로, 또 생수를 두 세 팩씩 주문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배송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는 보도를 접하고서, 이제 되도록 삼가려고 한다. 최근, 친환경 생수 제품을 발견했고(플라스틱 일기 Day1). 그 회사에서 직영하는 몰이 있어, 무거운 생수는 회사 직영몰을 이용해 볼 생각이다.
ssg의 쓱배송은, 물건이 하나이든 열 개 이든 매번 오는 큰 두 개의 비닐로 인해, 나와는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되었다. 그 비닐은 전시 후에 이마트 매장에 갖다 줄 생각이다. 생산자가 만들어낸 것은 생산자에게로. 그러면 그들은, '이마트와 이마트몰은 다릅니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쓱배송('이날 아무때나' 선택) 은, 내가 좋아했던 ssg 온라인 가게의 배송 시스템이다. 유저 인터페이스가 괜찮고 무엇보다 시각적으로 고급스럽고 깔끔한 디자인의 사이트와 앱, 훌륭한 배송 서비스, 마음에 드는 봉투 디자인, 나름 수용 가능한 가격 등... 그러나, 모아보니 이불처럼 부피가 늘어나는 재사용이 안 되는 비닐봉지와 최근 뉴스에 보도된 배송기사님들에 대한 착취 시스템이 개선될 때까지는 사용을 자제하려고 한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비는 투표이고, 환경파괴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산업은 소비를 전제하여 생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