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일기 Day 13 집밥vs식당밥

마트 식재료 포장의 부담

by 해달 haedal

코로나로 인해 조심스럽지만, 환경에 관한 한 식당에 가서 사 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식당은 식재료를 대량 구매하니 포장으로 인한 오염이 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친환경을 표방하는 곳이 아닌 경우, 요즘은 달라지고는 있으나, 동물복지 계란이나 무농약 식재료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


마트나 온라인몰에서 장을 보면, 친환경적인 한살림 조차도, 최소한 비닐에는 물품이 들어있다. 시장이나 노천 가게를 이용하거나, 손수 도시 텃밭 농부가 되지 않는 한, 이미 포장되어 있는 물건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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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의 경우, 동네 마트에서는 스티로폼에 소분되어 있고 온라인 몰이나 대형 마트에서는 투명 혹은 검은색 플라스틱 케이스에 포장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장바구니를 가져가도, 이미 플라스틱에 포장되어 있는 물건을 집어오니 비닐백 하나 줄이는 정도이다.


마트는 가깝고 시장은 멀다 보니 나의 선택은 마트에 종속되는 것 같다. 온라인몰은 멀리서 오니 패키징을 피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한살림의 경우 멀리서, 전국 각지에서 오는 식재료를 조합원들에게 직접 전달해주는 과정에서 배송과 관련한 종이상자나 보냉백, 아이스팩, 일부 병 같은 경우 재사용을 하지만 대체로 비닐이나 케이스+비닐에 포장된 식재료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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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_162601.jpg 마트에서 산 바지락.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에 포장되어 있었는데 윗부분 비닐 포장을 뜯어내고 마저 뜯어내려하니 비닐이 플라스틱 바닥까지 코팅되어 있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음식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식구가 많지 않거나 혼밥인 경우에 특히 더 그렇다. 우리 동네의 보배, 훌륭한 가정식 식당의 된장찌개는 6000원, 삼겹살 2인분은 24000원인데 된장찌개와 계란찜이 나온다. 항상 나오는 콩나물 무침 등 반찬도 맛있다.


이 모든 식재료를 장 봐서, 손질해서, 조리해서, 설거지까지 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들고 경비도 상당하다. 각각의 식재료의 포장도 상당하다. 포장까지 씻어 말려서 매장에 돌려주거나 분리 배출하니 일이 두 배.


식재료 포장에 관해 가장 심각하게 느꼈던 적은, 통닭을 사고서였다. 통닭은 형태를 잘 보존하고 또 드러내려고 이렇듯 상당한 부피의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겨 있는데 검은색 하부 케이스는 상당히 단단하다. 만약 재활용이 안된다면 이 두꺼운 케이스가 썩으려면 얼마나 오래 걸릴까 싶었다. 그저 한 두 번 먹을 분량의 닭 요리를 위해서.


s_20201212_155101.jpg 어찌보면 서양의 관처럼도 보인다.


잡아먹는 것도 미안한데, 꼼짝도 못 하는 한 뼘 우리에 가두고 계란을 쓱 가져와버리곤 나중엔... 그래서 계란은 무조건 제일 비싼 거, 동물복지 계란 여부를 확인하고 산다. 내가 비싸게 사줘야 생산자 분도 불쌍하고 고마운 닭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 가능할 것이므로.


그런데 식당에서 사 먹게 되면, 이런 부분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게다가 전염병 확산세가 심상찮다. 급기야 오늘, 방역 모범국인 한국에서도 처음으로 하루 1000명 대 확진자가 나왔다는 속보를 접했다. 식당 가기가 더 힘들어졌다. 시켜먹자니 일회용 포장이 부담스럽다. 다들 무탈하시길...


s_20201212_162359.jpg 식재료 포장으로 쌓은 7층 플라스틱 탑



#플라스틱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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