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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haedal Jan 27. 2021

Day10
곽티슈, 냅킨, 두루마리 휴지

휴지 주간

예전에는 휴지를 정기적으로 세 종류 구입했다. 생각해보니 공간에 따라,


방이나 거실, 식탁에서는 곽(갑) 티슈, 

화장실에서는 두루마리 휴지, 

부엌에서는 키친 타월


을 사서 사용했고, 이에 더해 간혹 예쁜 종이 냅킨을 한 묶음 정도 사는 경우가 있었지만 무늬가 없는 실용적인 휴지에 비해 잘 쓰이지는 않았다. 


방뿐만 아니라 식탁에서도 곽티슈를 썼는데, 어느 날 햇빛, 직사광선이 한 줄기 들어오는 때에 갑티슈에서 티슈 한 장을 툭 뽑다가 뽑을 때의 충격(?)으로 인해 먼지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고는 좀 꺼려졌다. 

게다가 비닐 포장 안에 다시 종이 곽 포장, 그리고 티슈 나오는 부분에 케이크 상자처럼 비닐이 부착되어 있어 버릴 때 일일이 떼어내는 것도 아주 조금은 성가셨다. 


서구권에서 한국을 방문한 사람이 서민적인 식당에서 놀라는 것이 두루마리 휴지가 식탁 위에 떡하니 올라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도 예전에는 두루마리 휴지를 식탁에서 사용하는 것에 심리적 저항이 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집 식탁에, 그리고 방과 거실에 두루마리 휴지가 자리를 잡았다.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식탁 위의 곽티슈

곽티슈의 두 가지 문제점 - 뽑을 때의 먼지, 종이 상자 안에 비닐로 안쪽 윗면이 덧대어 있다는 점 -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2단계 : 마트에서 냅킨

그래서 마트에서 냅킨을 사서 대체해보았다. 이에 더하여 냅킨 케이스를 추가로 구매해서 조금씩 넣어서 사용했다. 냅킨은 곽티슈보다 훨씬 적은 묶음에 비닐 포장이 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비닐 사용을 더 많이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3단계: 온라인 대량 주문 냅킨

고급 냅킨이나 소용량 냅킨은 너무 빨리 소모되었고 소포장의 한계로 비닐 소모도 더 많아 온라인으로 대량 구매를 했다. 1만 원에 아름드리 한 박스가 배달되었다. 1년 이상을 썼다. ㅠㅠ 박스를 보관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양이었는데, 마트에서 구입한 것보다는 묶음이 두 세 배 되긴 했으나 묶음의 개념으로 비닐이 가볍게 한 바퀴 둘러져 있었다. 케이스도 바꿔야 했다. 한 장 한 장 떨어지는 냅킨이 아니라 곽티슈처럼 서로 맞물려 있어서 대나무로 만든 냅킨 케이스를 추가로 구매해야 했다. 냅킨 면적이 작다 보니, 곽티슈 한 장이면 될 것을 두세 장 뽑아 썼고, 케이스에 냅킨을 채워 넣는 것도 일이었다.ㅠㅠ


4단계 : 두루마리 휴지 드디어 식탁에 오르다

대용량 냅킨에 지쳐서 다시는 사지 말자, 대용량 냅킨은 식당에서나 구입하지 일반 가정에서 구매하는 게 아니라는, 적어도 우리 집에서는, 결론을 내리고 대신 두루마리 휴지를 식탁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심리적 저항을 완전히 잠재우지는 못했다.


5단계: 두루마리 휴지의 이원화

요즘 화장실 휴지는 물에 잘 녹아야 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반면 냅킨 역할을 하는 휴지는 너무 부드러우면 안 된다. 그래서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물에 잘 녹는 고급 휴지를 구입해서 화장실에 비치하고 있는데 비데 사용으로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는 잘 줄어들지 않는다. 그와는 달리 펄프 100%로 가공이 최소화되어 있는 두루마리 휴지를 방이나 식탁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편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키친 타월도 같은 재질로 다만 좀 크게 나온 것으로 사용 중인데 재질이 같다 보니 두루마리 휴지가 대신 일하고 있을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 일반 매립 쓰레기의 대부분은 방이나 식탁에서 사용한 두루마리 휴지이다.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분리수거 외에 남는 건 그리 많지 않아서이다. 한참 후에야 두루마리 휴지 한 팩을 다 쓰는데 그 비닐만 분리수거를 하면 되니 세상 간편하고 마음도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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