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우리 동네 붕어빵은
7개 1000원.
혼자 맛있게 다 먹기엔 조금 많다.
대신 크기는 조금 작고
그래서 먹기는 더 좋다.
귀갓길에 붕어빵을 사면 동네 과일채소 가게에 들러
가게 주인이나 장 보러 온 분들에게 하나씩 권해 나눠 먹는다.
느닷없이 등장한 따끈한 붕어빵으로
가게가 잠깐 훈훈해진다.
식으면 딱딱하고 납작해지고 맛도 덜한데
갓 나왔을 때 나눠먹으면 여러 사람 흐뭇하다.
마진을 많이 남기지 않아
더 잘되는 우리 동네 과일채소 가게에
티끌 보답하며 훈훈한 분위기 만들고
남기지 않아 좋고...
우리 동네 붕어빵은 너무 싸다.
그저께, 외출하는 길
다 못 먹을 거 같아요, 다섯 개만 넣어 주세요~
그래도 되겠어요?
조금 미안해하신다.
너무 싸서 미안한 붕어빵에게 나는 덜 미안하다.
어제, 집에 오는 길
다섯 개만 주세요~
거슬러 드릴까요?
아이고 아니요. 다섯 개면 충분해요~
이번엔 좀 더 웃으신다.
덕분에 나도 같이 웃는다.
우리 동네 붕어빵은 너무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