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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광 Feb 11. 2022

강박증에서 벗어나기

내가 겪은 강박증2

강박증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학문적 정의는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고, 나는 그런 말을 하고자 이 질문을 던진 건 아니다. 나는 강박증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미 인터넷에서 강박증에 대해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웬만한 자료는 찾아봤고, 알고 있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인터넷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 내용이지만, 강박증의 정체에 대해 알고, 대처하기 위해 중요한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일단 강박과 강박증은 다르다. 이 차이는 정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강박은 단순히 순간적으로, 일시적으로 어떤 사고나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강박증은 그러한 반복이 <일상 생활>을 잘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을 심하게 주는 것이다. 인터넷 좀 찾아보신 분들은 알고 계실 수도 있는데, 이런 것을 학문적으로는 '침투적'이라는 전문 용어로 표현하기는 하는데, 사실 잘 와닿지 않고, 이 표현을 꼭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여겨진다.

여기서, 그런 전문 용어보다 더 중요한 건 <일상 생활>이란 말인데, 모든 병이 그렇듯이 강박증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시작하면 훨씬 더 빨리 치료될 수 있다. 그래서, 여기서 자신의 <일상 생활>이란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게 된다. 왜냐하면, 아직 우리나라에서 소위 '정신과' 질환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아주 긍정적이다, 라고 말하기엔 역부족이며, 아직도 쉬쉬하거나,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거나, 혹은 그 영역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무시하는 듯한 말과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다분히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나도 내 주변에서 겪어봐서 알게 된 것이다. 내가 강박증에서 벗어난 후에, '정신과'라는 단어에 대해서 좀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차분하고, 냉정하게 말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된 뒤에 친척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정신과'라는 단어가 나오자, 그 친척 분은 '응?'하고 낯설어하며, 그 순간 분위기가 이상해지며, 대화가 끊기는 느낌이 들더라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대구, 경북 지역이 특히 더 보수성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내가 책이나 티비에서 정신과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한 콘텐츠를 많이 접했다는 것에 비해서는 현실의 변화는 역시 느렸던 것 같다. 내가 그런 콘텐츠를 많이 접하고 관심을 가진 건 내가 강박증 환우였기 때문이지, 사실 나도 강박증에 걸리기 전에는 정신과는 소위 '미친' 사람들이 가는 곳이라는 선입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가 단순히 강박, 이 아니라 강박증, 이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 판단에 대해서 주위 사람들이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부터 강조하며 설명하고, 내 글을 이끌고 나가야 된다는 필요를 느낀다.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강박증이 좀 있는 것 같다, 고 하면, 아닐 거야, 라는 식으로 덮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강박증으로 인해 겪을 고통을 책임 져 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니, 그 책임을 오로지 본인이 져야 하는 만큼, 손쉽게 주위에서 던지는 말에 영향을 받지 말고 자신의 <일상 생활>을 자신이 면밀하게 돌아보고, 냉정하게 강박증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최대한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나의 경우에는, 강박증에 걸리고도 주변 사람들이 그에 대해 덮으려고 하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지 않아서 치료가 늦어져서 7년이 걸리게 된 영향도 있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적어도 나보다 빨리 완치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간곡히 이런 부탁을 하는 것이다.

강박증, 이란 단어에 대해서 부담을 느끼거나 내가 그럴 리가 없어, 이런 식으로 부정만 하지 말고, 불편과 고통을 직면해야 한다. 이 분야에 있어서는 나 말고는 아무도 대신 그 역할을 해 줄 사람은 심지어 가족들마저 그렇게 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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