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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관측 기록서

HAPPY BIRTHDAY TO ME♥

by 해이



별똥별 관측기록서 No.19851112


관측 주체: 은하수 제3항성감시국
기록 대상: 해이 (No. HAEI.1112)
등급: 병맛형 감성체
상태: 광체 양호


Ⅰ. 관측 개요

발생 일시: 1985.11.12 AM 06:00 ±1h

발생 위치: 은하수 외곽 → 대한민국 남한

현상 설명: 관측 당시, 하늘에서 별 하나가 궤도를 이탈하며 외쳤음.

"나 지루해. 지구 한 번 가볼래."

이후 고열과 드립력을 동반한 낙하물 발생.

관측결과, 해당 별은 인간형 생명체로 변환되며
지구인 명칭 "해이"로 등록됨.


Ⅱ. 생물학적/정신적 특성

소속 행성 : 지구(대한민국 남한 관측구역)

대표 속성 : 감성 37%, 찌질미 14%, 귀여움 49%

주요 활동 : 글쓰기, 그림그리기, 게으름피우기, 자기반성 후 또 자기칭찬

언어 특성 : 단문 중심 / 감정 과다 / 자기애 충만

주요 발화 패턴 : 아 귀찮아, 귀여워요, 흐흐


Ⅲ. 진화 경과 보고

1988~2000: 감정회로 급속 확장, 크레파스보다 부드러운 심성 보유.

2005~2025: 인간 세계의 '직장' 시스템에 잠입, 생존력 실험 성공.

2025~ : '글쓰기'라는 인간 예술 행위를 통해 감정 에너지 분출.

현재 : 글자 단위 에너지 진동률 97%, 창작욕 분출주기 평균 1일, 병맛+찌질력 지속도 100% 유지


Ⅳ. 통신기록


[Signal from Earth_40]


"여기는 지구. 생일 케이크 착륙 완료.
빈곤함과 찌질함이 동반되는 상태이나 질긴 생명력 보유중
커피 2잔째, 오늘도 인간 흉내 성공 중."


[Reply from Universe_001]


"No. HAEI.1112, 40번째 공전 축하.
해이는 여전히 빛남.
감성 과포화 상태이지만, 인간 기준으로 정상.
병맛 유지율 적정. 추가 반짝임 허가함.
발생부터 현재까지를 미루어보아 앞으로 더욱 빛날 것으로 사료됨."


Ⅴ. 부록 : 우주 관측자 메모


해이 별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이따금 '현타'라는 미세 진동을 보임.
그러나 그 진동이 곧 생존력으로 변한다.


Ⅵ. 결론


본 보고서는 지구별 파견 개체 해이
1985.11.12 낙하시점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지구를 빛내고 있음을 공식 확인함.
별의 밝기, 감정 밀도, 찐따 파동 모두 안정적.




기록 일시: 2025.11.12
기록자: 은하수 감시국 담당관
비고: HAPPY 40TH ORBIT, 해이!






[부록] 별똥별의 개인 기록


어릴 적부터 생일이란 건 내게 그저 달력 위의 숫자일 뿐이었다.
케이크나 선물을 받아본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마저도 대부분은 양말 한켤레 였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 속에서 생일은 늘 조용한 날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끓여주던 미역국과 수수팥떡의 냄새가 가끔 나긴 했지만,
그것도 매년은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그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인들의 축하 메시지가 오가도 내 하루는 평소처럼 흘러갔다.
기념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하루들.


그래도 올해는 조금 다르게 해볼까 한다.

불혹이라 불리는 나이의 생일, 작은 조각케이크라도 하나 사서 촛불을 켜보려 한다. (그 정도의 사치 쯤은 괜찮지 않을까?)

결국 내 손으로 끓인 미역국 한 그릇, 그리고 조각케이크 하나가 전부일지라도, 오늘만큼은 그걸로 충분하다.


집안일을 마치고, 또 늦은 밤 부업을 시작하겠지만,
그래도 마음은 이상하게 가볍고 따뜻하다.

오늘은

내가 나에게 조용한 축하를 보낸다.
잘 버텨준, 여전히 반짝이는 나에게.




요새 몸이 말을 안듣습니다. 불혹이 되는 것을 몸이 먼저 알았는지, 면역력 관련 질환으로 몇주째 병원을 들락거리네요. 덕분에 연재 글을 쓰는 것 외에는 작가님들과의 소통을 거의 못하고 있네요. 댓글, 답글 모두 신경을 전처럼 쓰지 못함에 죄송할 따름입니다. 조금만 몸을 추스르고 이전처럼 열심히 사랑하는 작가님들의 브런치로 놀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생일축하해 #자축 #19851112 #불혹을기념하며

#삼재는대체몇년인거냐 #삼재만40년 #내년엔어림도없다

#크리에이터뱃지하나줘라 #브런치양반들아 #사랑해요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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