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을 좋아해요
해일막걸리는 환경과 전통, 그리고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전통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말해보려 해요.
전통을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전통을 박제하고 구경만 하는 게 아니라 자주 불러내 써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막걸리 빚기 하루 체험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랍니다. 막걸리 빚기 문화는 2021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을 만큼 아끼고 계승해야 할 우리 고유의 문화예요. 실제로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는 집집마다 가양주를 만들어 마셨죠. 하지만 지금은 가양주를 대대손손 빚어 오거나 나만의 술을 만들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좀 더 쉽게 막걸리 문화를 체험하고 나만의 막걸리를 만들 수 있도록 재밌는 스토리텔링을 섞어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시중보다 저렴한 체험료로 진입 장벽도 낮췄고요.
이 스토리텔링에는 저희의 KR이 적용되어 있어요. 바로 콘텐츠에 우리 고유의 문화 요소를 활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까지 진행했던 하루 체험은 모두 바리데기 신화와 도깨비, 백총각과 봉왕딸 전설 등을 변형해 막걸리 이야기를 들려드렸답니다. 앞으로 진행할 체험에서도 전래동화를 변형한 이야기가 등장해요! 이렇게 단순히 막걸리만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한국 신화와 동화를 들려드리는 것 역시 전통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입니다. 이야기는 이야기되지 않으면 잊히니까요.
전통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력하는 또 다른 부분은 대체할 수 있는 외국어라면 한글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원데이 클래스나 프로그램 대신 '하루 체험', 스토리텔러 대신 '이야기꾼'이라고 저희를 지칭하죠. 앞으로도 바꾸어 나갈 부분이 많아서, 늘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고 있답니다.
또 우리의 24절기를 기념해 매 절기마다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벌써 입춘과 우수를 기리는 이벤트가 진행되었죠. 24절기는 저에게도 생소했던 부분이라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새롭게 배워가는 것도 많아요. 그동안 전통문화에 대해 얼마나 무심했는지 반성하는 시간도 되죠.
이 외에도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 너무 많아요! 하루 체험 중 고두밥이 식길 기다리는 동안 새해 복조리를 만들거나, 전통 매듭 공예를 하거나, 보자기 포장을 배우는 것도 재밌을 것 같고요. 날이 풀리면 한옥에서 막걸리를 만들거나 한복 행사를 개최해 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 신나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아이디어 제안과 협업 문의는 언제든지 환영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