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막걸리 Feb 15. 2023

혼자 일해도 기준은 필요하니까

1인 기업의 OKR

혼자 일하다 보면 이런저런 겉바람에 흔들리곤 합니다. 이 말도 맞아 보이고, 저 말도 맞아 보이죠. 이럴 때 필요한 건 확고한 의사결정 도구입니다.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OKR을 도입하기로 했어요. 지난 직장에서 배운 점 중 하나죠. OKR을 통해 명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거든요.


보통 OKR은 성과 측정 지표로 활용돼요. O에서 파생된 KR을 수치적으로 달성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죠. 하지만 조직마다 OKR을 적용하는 모습은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기사에서는 일부러 높은 KR을 설정하고 목표치의 70%만 달성해도 괜찮다고 하더군요.


해일막걸리에서는 수치적인 부분보다는 목표적인 부분을 더 부각했어요. 아무래도 아직 초기 기업이다 보니 수치를 만드는 데는 어려움이 있거든요. 그 대신 해일막걸리의 활동을 결정할 때 OKR을 기준으로 삼을 거예요.


그럼 저희의 OKR을 소개해볼게요. 해일막걸리의 O는 '환경과 전통, 그리고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한다'입니다. 해일 막걸리의 미션 자체를 그대로 가져왔어요. 조금 모호하긴 하지만 해당 미션이 곧 저희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니까요.


O에서 나온 첫 번째 KR은 '영업 활동에서 쓰레기 50% 줄이기'입니다. 현재 저희가 하고 있는 영업 활동은 막걸리 하루 체험과 소셜링입니다. 특히 막걸리 하루 체험의 비중이 높은데요, 여기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50% 이상 줄이고자 합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 리사이클 앞치마와 다회용기 할인을 도입하고 제공품을 바꾸었죠. (막걸리 체험에도 레스 웨이스트가 가능할까?) 앞으로 KR을 달성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다회용기를 가져온 참여자의 수를 셀 예정이에요.



두 번째 KR은 '콘텐츠에 우리 고유의 문화 요소를 활용하기'입니다. 수치가 없는 KR이긴 하지만,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 KR을 달성하기 위해서 우선 대체할 수 있는 외국어라면 한글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원데이 클래스나 프로그램 대신 '하루 체험', 스토리텔러 대신 '이야기꾼'이라고 부르는 것처럼요. 또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 기존의 상업적인 기념일을 따르는 것보다 우리의 24절기를 기념하는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입춘과 우수를 더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는 것이죠. 하루 체험에서 우리의 전래 동화나 신화를 차용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 KR은 '일주일에 하루는 쉬기'인데요, 사람과 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세운 KR이지만 셋 중 제일 지키기 어렵습니다. 아마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창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해일막걸리에 대한 생각을 멈추기 힘들거든요. 그래도 꼭 지켜야 하는 KR 중 하나라고 생각되어요.


지금까지 해일막걸리의 OKR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아쉬운 건 지금 해일막걸리가 방학 기간이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팀의 의견이 아닌 해일 혼자의 생각으로 OKR을 꾸렸죠. 아마 다시 팀 활동이 시작되면 OKR에도 변화가 생길지 모르겠어요. 


OKR은 개인적으로도 도입할 수 있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여러분의 OKR은 무엇인가요? 어떤 목표를 세우셨든, 꼭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작가의 이전글 혼술을 그만둘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