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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일막걸리 Mar 29. 2023

회계는 8년 전에 배웠습니다만

법인세 납부로 성장하는 오늘

수능 성적에 맞춰 진학했던 대학의 학과는 경영학과였습니다. 이렇게 사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선택한 곳이었죠. 경영학과에는 전공 필수 과목이 있었는데, 회계 원리도 그중 하나였답니다. 그때 회계는 경영의 언어라고 강조하셨던 교수님의 말씀을 더 잘 들을 걸 그랬습니다. 1인 법인으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회계, 그리고 납세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거든요.


사실 회계/세무 대리 업체를 쓰면 일이 매우 간단해집니다. 하지만 그 비용을 대는 건 간단하지 않았죠. 특히 지금처럼 지원금도, 자본금도 없는 상황에서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하나, '셀프 신고' 뿐이었습니다.


현금 매출이 발생하면 홈택스로 현금영수증 매출 신고를 하는 건 매우 쉽고 간단했습니다. 하지만 매출과 비용을 복식 부기로 기록하는 건 간단하지 않았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회계를 배운 건 무려 8년 전이었거든요. 그래서 간편 장부를 쓰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다시 복식 부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로요!


2022년 해일막걸리를 설립하고, 2023년 1월 부가세 신고의 달이 찾아왔습니다. 부가세 신고는 나름 간단해서, 친절한 블로거 분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공인인증서 발급 비용에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는 줄 모르고, 400원을 덜 돌려받았지만 첫 신고치고는 선방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대망의 3월, 법인세 신고 기간이 시작되었죠. 지원 사업 서류를 쓰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법인세 신고 준비를 한껏 미뤘습니다. 그리고 마감 일주일 전 부랴부랴 시작했죠. 작년 수입과 지출이 몇 개 없었던 게 다행이었습니다. 간편 장부에 기록해 놨던 숫자들을 다시 복식 장부로 옮기고, 결산하고, 자동으로 만들어진 표준손익계산서 등등을 국세청 Smart A 프로그램에 옮기는 지난한 과정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자모 카페와 여러 블로거 분들, 더존 고객센터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처음엔 분명 오류 4개로만 시작했는데...


하지만 오류는 해결되지 않고 어째 점점 늘어만 가는 기분을 선물하더니, 결국 처음 작성한 양식을 새로 다 적어야만 했습니다.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그중에서도 가장 괴로웠던 건 이익잉여금과 당기순손익이 1원 차이로 맞지 않았던 거였어요. 이건 영업이익을 1원 수정하는 걸로 어찌어찌 해결했습니다.


홈택스에 전자 신고를 하면서도 계속 생기는 오류들을 수정하고 수정하면서 저는 결국 법인세 신고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청년 창업 중소기업 세액 감면 혜택을 받지는 못했어요. 블로그에 나온 대로 똑같이 따라 했는데도 세액은 변하지 않고, 홈택스 상담원 분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이건 5월 경정청구 때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입니다. 그때는 꼭 전문 세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부터 영업, 마케팅, 회계와 세무까지. 모든 걸 홀로 해내는 게 1인 창업의 첫 시작이라는 걸 이렇게 또 배우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부해야 할 게 더 많겠죠. 사실 법인세를 제대로 납부한게 맞는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어려운 관문을 하나 넘은 것 같아 홀가분합니다. (잘 한 게 맞겠죠?)


법인세 마감까지 오늘로 이틀 남았네요. 저와 같은 모든 1인 법인 대표님들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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