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이덴티티(BI) 브랜드 컬러 정하기
해일막걸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최대한 빨리 브랜드 컬러를 뚜렷하게 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아무래도 색깔이니까요. 환경과 전통,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는 미션이 있기에 브랜드 컬러 역시 자연에서 따오는 것으로 염두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 디자이너 출신도 아니고, 색감이 뛰어난 것도 아니기에 특정 색깔을 딱 집어낼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전문 업체에게 맡기기도 애매했어요. 제 브랜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건 제 자신이기도 하고, 의뢰할 돈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건 컬러북이었습니다. 광고는 아닙니다만 때마침 한 펀딩 사이트에서 컬러북 펀딩을 하고 있어서 참여를 하게 됐어요. 펀딩 후 세 달 정도 기다렸을까요? 얼마 전 컬러북을 수령했답니다! 그동안 미뤄왔던 브랜드 컬러 선정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 야호!
먼저, 앞서 말씀드렸듯 저희는 자연에서 따온 색을 브랜드 컬러로 정할 거예요. 자연에서 따왔다고 함은 곧 막걸리 자체에서 따온 색을 말합니다. 쌀과 원주의 미온한 색깔, 밀누룩 특유의 황톳빛, 옹기의 진한 흙색이요. 또 벼의 초록빛과 황금빛, 고두밥의 누르스름함, 막걸리를 빚는 따스한 손 색깔도 포함하죠. 이 컨셉을 머리에 고정하고 컬러북을 탐독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 큰 문제에 부딪혔습니다. 컬러북에 인쇄된 색과 모니터로 확인한 색의 차이가 너무 컸기 때문이에요. 분명 갈색 계열의 색을 책에서 골랐는데, 모니터로 확인해 보면 초록색 계열로 보이는 기현상(?)을 경험하고 나니 색을 고르는 데 더욱 신중해졌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모니터 색깔과 비교하며 총 여섯 가지 색깔을 골랐어요. 바탕색부터 강조색까지요.
어떠신가요? 조화로워 보이시나요? 일부러 강렬한 색은 고르지 않았고요. 서로 부딪힘 없는 차분한 색으로 골랐답니다. 눈에 바로 띄지는 않아도, 거부감 들지 않고 오래갈 수 있는 색이라고 생각했어요.
해일막걸리 로고에 적용하면 이런 모습이에요.
사실 하나의 색깔도 아니고 여섯 가지 색깔을 여러분들께 선보인다는 게 어찌나 떨리는지 몰라요. 전문 디자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이게 맞는 길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하지만 정성 들여 고른 색인만큼 여러분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사업이 커지고 여러 가지 막걸리 라인도 생기면 브랜드 컬러가 더 늘어날 수도 있겠죠? 그때가 올 때까지 앞으로 이 색들을 마주치게 되면 해일막걸리가 떠오르도록 열심히 응용해 볼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