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막걸리 Apr 12. 2023

휴일의 안부를 물어요

잘 쉬고 계신가요?

혼자 일해도 기준은 필요하다며 야심 차게 세웠던 해일막걸리의 OKR, 혹시 기억나시나요?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는 O에서 나온 KR 중 하나는 '일주일에 하루는 휴식하기'였습니다. 해일은 그동안 KR을 잘 지켰을까요?


답은 슬프게도 '아니오'입니다. 물론 온전히 집에서 휴식하는 날도 더러 있긴 했어요. 하지만 그보다 일주일 내내 달리던 시간이 더 많았죠. 오늘은 여러분께, 그리고 스스로에게 안부를 묻고자 글을 씁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상을 보내시나요? 해일의 고정적인 스케줄은 다음과 같습니다.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양조장 인턴십을 가고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아르바이트를 갑니다. 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을 휴식의 날로 활용할 수 있지만 가끔은 하루체험이 있는 날도 있고요 (무척 감사한 일이죠), 아르바이트 대타를 나가기도 해요. 입주해 있는 사무실 행사가 있는 날도 있고, 회의가 있는 날도 있고, 지원 사업 면접을 보러 가는 날도 있죠.


일정한 업무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1인 기업 대표가 된 이후부터, 저에게 휴식은 더 어려운 문제가 되었습니다. 외부 일정이 없어도 숨 막히게 몰아치는 지원 사업 마감일에 세무 일정까지 챙기다 보면 일주일이 깜짝 지나가곤 해요. 그 와중에 욕심은 또 많아서 이번엔 독서 모임 모임장까지 맡게 되었어요. 독서 모임이 알맹이 없는 시간이 되지 않도록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답니다.


그래도 가끔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아무 일정 없는 평온한 날이 있어요. 그럴 땐 밀린 집안일을 하면서 휴일을 맘껏 즐기곤 합니다. 주로 세탁기를 돌려놓고 한숨 자거나, 밥을 먹고 두 숨 자는 거죠! 이렇게 자다 보면 금세 밤이 되어 있어서 자괴감에 빠지곤 하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이렇게 편안하게 자볼까 싶기도 해요.


한때는 휴일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발버둥 쳤던 때도 있었습니다. 푹 자기만 하고 하루가 끝나거나 드라마를 몰아보다가 밤이 되면 어딘가 씁쓸함이 몰려왔거든요. 그래서 스케줄이 비는 날에 유기견 센터로 봉사를 가거나 제가 좋아하는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죠. 회사에 다닐 땐 주말을 꼭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서 친구들과의 약속으로 꽉꽉 채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저는 내향형인 사람이다 보니 밖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일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저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도 일처럼 소화하다니! 이보다 안쓰러운 생각이 더 있을까요.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먼저 저에게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일이라면, 하루종일 집에 있는 시간이 진정한 휴식인 걸 인정하는 것부터요. 그리고 몇 없는 집안일을 하거나 잠을 자다 하루가 끝나더라도 그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기로요.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으로 여기자고 스스로 다짐도 했죠.


늦잠을 자고 일어나 마주치는 파란 하늘을 고마워하자!


하지만 아직도 어떻게 쉬는 것이 잘 쉬는 것인지 헷갈리곤 해요. 우리에게 쉼이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을까요? 일과 휴식의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도 저와 같다면, 우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 봐요 :)



작가의 이전글 우리의 색깔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