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막걸리 Apr 19. 2023

실패하지 않는 막걸리 만들기 5

해일이 단양주를 만드는 법

해일막걸리의 하루체험 마지막 순서는 바로 '막걸리 채주'인데요, 이 시간을 위해 해일은 늘 일주일 전쯤 같은 레시피로 막걸리를 담아 준비하곤 합니다. 오늘은 해일이 어떻게 막걸리(단양주)를 담는지 알려드릴게요. 아래 다섯 가지만 기억하시면, 취향에 안 맞을 수는 있어도 실패는 하지 않는 막걸리를 만드실 수 있답니다 :)


첫 번째: 막걸리 담기 하루 전 누룩 법제 하기

누룩은 효소와 효모는 물론 각종 곰팡이와 균이 묻어 있는 발효제랍니다. 그래서 나쁜 균이나 필요 없는 곰팡이를 날리기 위해 법제 과정을 거쳐요. 법제란 해와 바람에 누룩을 말리는 일을 말하는데요, 법제를 하는 시간은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마다 다르지만 해일은 하루 전에 하고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창틀에서 법제를 함에도 불구하고 바람 때문인지 아직까지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어요! 집이 북향이라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꼭 법제를 해주세요!


두 번째: 찹쌀은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기

해일도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에요. 쌀은 씻어도 씻어도 불투명한 물이 나오거든요! 오히려 10번 이상 꼼꼼히 씻으면 낱알이 부서지곤 합니다. 처음엔 저도 요령이 없어서 한 번에 15번씩 씻곤 했는데요, 이제는 어느 정도 감이 생겨서 새물을 받았을 때 뿌연 물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까지 씻어주고 있습니다.



세 번째: 찹쌀은 두 시간 불리고 한 시간 물을 빼기

쌀은 아무리 오래 불려도 두 시간 불리는 것에서 수분 흡수율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두 시간만 불려도 충분합니다. 오히려 오래 불리게 될 경우, 여름철에는 쌀이 상하지 않도록 찬물로 계속 갈아주어야 하지요. 그래서 쌀을 다 씻었으면 타이머를 두 시간에 맞추고 기다린 다음, 타이머가 울리면 물을 빼줍니다. 물 빼기도 한 시간이면 충분해요.


네 번째: 하루에 한 번은 꼭 막걸리를 저어주기

효소는 산소가 있어야 증식과 활동이 활발해져요. 처음에는 물먹은 고두밥이라 젓기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저어주지 않으면 위에 곰팡이가 끼기 때문에 최소 하루에 한 번은 저어줍니다. 삼일쯤 되어서 어느 정도 층 분리가 되면 저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제 산소가 필요 없는 효모가 활동할 차례이기 때문이죠.


다섯 번째: 20~22도에서 막걸리 발효시키기

막걸리는 상온에서 발효시키는데요, 보통 25도를 많이 추천하시죠. 겨울부터 지금까지 해일의 집은 20도와 22도 사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어요. 대부분 21도였던 것 같아요. 이 정도 온도라면 일주일이 채 안되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단양주가 완성될 거예요. 꼭 따뜻한 곳에서 막걸리를 발효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오히려 잦은 온도 변화는 술맛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요. 만약 지금의 맛이 딱 좋은데 채주하기 여의치 않다면 냉장고에 보관해도 괜찮습니다. 낮은 온도에 효모의 활동이 느려져서 맛을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거든요.


사실 이 이야기는 하루체험에 참여하시는 참여자분들에게 해드리는 말씀이기도 한데요, 늘 멀리서나마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지만, 발효 및 보관 단계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막걸리를 버리게 되셨다는 후기를 들으면 같이 속상해져 글로 남겨 보아요. 잘 발효된 막걸리는 사과향도 나고 꽃향도 나고, 달달 상큼하지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의 막걸리도 성공하시길 바라며, 막걸리 만드는 방법이 아직 어려우시다면 이야기가 있는 해일막걸리 하루체험으로 놀러 오셔요 :D

작가의 이전글 휴일의 안부를 물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