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막걸리 May 04. 2023

막걸리 공부는 끝이 없고

해일은 다시 대학교로

공부는 평생 하는 것이다,라고 누군가 말했을 때 솔직히 믿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평생 해야 한다니! 학교만 졸업하면 해방이 아니던가요.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그리고 막걸리 업계에 몸담기로 결심하면서 공부는 정말 평생 해야 하는 것이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 원데이 클래스를 다니며 막걸리 제조를 체험하다가, 진지하게 막걸리를 배우게 된 건 작년 여름부터였어요. 명동에 있는 막걸리학교에서 첫 수업을 들었죠. 인기가 많아 대기자 순위에 있는 바람에 수업을 못 듣게 될까 봐 콩닥콩닥했답니다. 막걸리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막걸리의 종류와 밑술을 다르게 해서 술을 빚는 법을 배웠어요. 중급반에 이어 상급반까지 연속으로 들었죠. 이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중간에는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주류제조아카데미도 수강했어요. 제주도에 가서 듣는 일주일짜리 수업이었는데 비행기를 타니 공부하러 가는데도 설레더라고요. (사실 해일은 알람을 못 듣고 아침까지 자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쳤답니다! 겨우 나온 취소표 1자리를 잡아갔는데, 10만 원을 내고 제주도에 가본 건 처음이었어요. 그럼에도 해일은 울지 않습니다.)


주류제조아카데미에서는 효모의 종류와 같은 원론도 공부하고, 주류제조면허에 대한 질문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여러 가지 막걸리를 시음하며 관능검사를 해보는 것도 색달랐고요! 혼디주를 파는 주식회사 시트러스에 견학을 가서 공장을 구경하는 것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음 다 맛있는 걸


마지막 수료식날은 11월 11일이라서 관계자분들이 빼빼로를 챙겨주셨는데 그 세심함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수업이라 힘들기도 했지만, 5일이 너무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죠.


2023년 새해가 돼서는 드디어 한국가양주연구소에 등록할 수 있게 되었어요. 2년을 대기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제 차례가 왔어요! 막걸리학교에서와는 다르게 삼양주부터 단양주까지 거꾸로 차례차례 다시 배웠어요. 이때 씨앗술의 개념도 배우고 막걸리 속 효모도 직접 관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양주연구소 학생이라면 언제든지 와서 쌀을 빻아가도 된다고 배려해 주신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머리에 쏙쏙 잘 들어오는 강연과 전 기수 분들이 담아 놓은 졸업주를 시음하는 것도요.


이제 5월, 다다음주부터 해일은 양조장 대표님의 추천을 받아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탁약주제조 및 품질관리 전문가 양성 과정에 참여한답니다. 이번에도 어떤 가르침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기본기를 튼튼히 다지는 건 몇 번을 해도 부족한 것 같아요.


요즘도 막걸리가 뜻대로 나오지 않을 때면 속상하긴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공부의 과정이겠죠. 급하지 않게, 천천히 내실을 다지며 가보려 해요. 여러분들도 무엇을 배우신다면 저와 함께 서로를 응원하며 걸어가 봐요!

작가의 이전글 막걸리를 모두 버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