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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일막걸리 Oct 01. 2023

해일막걸리는 열린 문

2023년 9월 15일, 개업!

8월부터 시작한 인테리어가 끝나고, 해일막걸리는 9월 개업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서두르면 8월 말에 문을 열 수도 있었지만 양조장 인턴십과 아르바이트, 그리고 전문가 양성 과정 수업 등으로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그렇다고 밤샘할 체력도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월세가 아깝긴 하지만 제가 편한 속도에 맞춰 여유롭게 개업하기로 했죠.


개업 전 주에는 평소에 감사했던 지인들을 초대해 저녁을 먹었습니다. 변변찮지만 제가 대접하는 자리인 만큼 빈손으로 오시라 말씀드렸는데도 모두 저희 매장을 생각하며 선물을 들고 오셨더라고요. 고마운 마음은 가게 곳곳에 소중히 모셔두었습니다. 덕분에 텅 빈 것 같았던 가게가 사랑으로 채워진 느낌이에요.



개업에 맞춰 매주(酒)해막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도 준비했어요. 매주해막은 말 그대로 매주 모여 술을 빚는 동네 모임인데요, 전통주 교육이라는 무거운 이름 대신 막걸리 모임이라고 이름 붙여 보다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저도 처음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서툴고 엉성할 수 있어서, 매주해막 0기라는 실험 기수를 먼저 모집했습니다. 유료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문의해 주시고 등록해 주셔서 신기했어요.


정식 개업일은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나눈 바로 다음 주 금요일로 정했어요. 2023년 9월 15일이었습니다. 이 날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날인데, 우연히 개업일과 겹치게 되어 좀 신기했어요.


일주일이면 나름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눈 깜짝하니 어느새 15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가게로 나가서 전날 미리 씻어둔 찹쌀을 찌고 간단한 안주도 준비했어요. 그렇게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뉜 매주해막 0기 분들과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처음이니 만큼 가장 간단한 찹쌀 단양주를 빚었는데 모두 좋아해 주셔서 기뻤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아서 다음에는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해 보려 해요.


매주해막 0기 분들이 빚어 놓은 단양주를 관리하기 위해 매일 매장에 들러 품온을 재고 교반을 했습니다. 각기 다른 누룩을 사용해서 그런지 한날한시에 빚은 단양주인데도 발효 속도가 다르더라고요. 역시 술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재미있어요 :)


기온이 26도 안팎이었기 때문에 일주일이 지나고 바로 채주를 했습니다. 총 7분이 단양주를 빚었는데, 정말 7가지 맛의 술이 나왔어요! 신기한 건 달달한 술을 좋아하시는 분의 술이 정말 우유처럼 달콤하게 나오고, 산미를 좋아하시는 분의 술은 새콤하게 나왔다는 점이에요. 후에 가족들과 빚은 술을 나눠 먹었는데 맛있었다는 후기도 들려주셔서 뿌듯했습니다. 추석이 지나곤 이양주를 담가볼 텐데, 이번에는 밑술과 레시피를 각자 다르게 할 예정이라 또 어떤 술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나중에야 알게 됐지만, 알고 보니 동네에 '저 막걸릿집은 왜 문을 안여냐!'며 소문이 났더라고요. 이제 해일막걸리는 활짝 열려 있습니다. 아직까진 영업일이 한정되어 있어서 문 닫힌 모습을 더 자주 보시겠지만, 앞으로는 일정을 재정비해서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매주해막 1기도 곧 모집할 거고요. 하루체험도 언제든지 참여 가능합니다. 


그러니 부담 없이 놀러 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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