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에서 신림으로!
해일막걸리의 고마운 첫 보금자리는 역삼의 한 공유 오피스였습니다. 창가 자리의 꽤 넓은 책상 두 개가 해일막걸리의 자리였죠. 쾌적하게 일할 수 있어 감사했고, 집에 두기 힘들었던 커다란 짐들을 보관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무엇보다 네트워킹 행사를 통해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기에 시작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 입주 계약이었기 때문에 중간에 연장 심사를 받기도 했는데요, 그땐 거처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연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여러 가지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6개월 계약 연장을 할 수 있어서 올해 10월까지 더 머무를 수 있었죠.
그리고 아시다시피 신림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어요. 이제는 정들었던 역삼에서 차근차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요.
제일 먼저 할 일은 서류를 이사하는 거였어요. 이제 사업장이 바뀌었으니 사업자등록증의 본점 주소도 바꿔야 했거든요. 해일막걸리는 법인인지라 등기 수정부터 해야 했습니다. 가까운 등기국에 가서 법인 본점 주소를 바꾸러 왔다고 말한 후 온라인으로 수수료를 내고,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정말 비싼 수수료에 놀랐던 기억이 나요. 사업장을 바꾸는 걸 쉽게 봐서는 안되는구나 몸소 깨달았죠. 앞으로 대표자 주소 변경과 목적사항 수정으로 최소 두 번은 등기를 고쳐야 해서 벌써부터 수수료 걱정이 태산이랍니다.
법인 등기 주소를 바꾸실 분들은 먼저 자택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등기소에 방문하는 걸 추천드려요. 우선 등기 신청 수수료가 4,000원으로 현장 납부보다 저렴하고요. 등기소에 마련된 컴퓨터는 자꾸 오류가 나서 납부를 할 수 없었거든요. (결국 저는 휴대폰으로 납부했어요.) 게다가 처음 찾아간 직원 분은 설명을 잘 안 해주셔서 한참을 혼자 헤맸어요. 만약 다음에도 주소를 수정할 일이 있다면 저도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등기 수정을 마친 후, 이번에는 세무서를 방문해 사업자등록증을 수정했습니다. 법인 인감과 증명서를 안 가지고 가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싸인으로 대체가 되더라고요. 무사히 주소를 변경하고 새 사업자등록증을 받았어요. 이제 해일막걸리는 강남구가 아니라 관악구 소속이 된 거죠.
그리고 확정일자를 받으려고 하는데, 임대차계약서에 법인등록번호가 미기재되어 있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미 개인에서 법인으로 명의를 바꾸면서 계약서를 한 번 수정했고, 공동 중개 매물이어서 다시 여러 관계자분들을 모으기 부담이 되었어요. 그래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서류에 서명을 하고 확정일자를 받았습니다. 이제 신림에 머무르는 동안 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믿으며 지내야 하죠.
사실 저는 처음이다 보니 잘 알지 못해서 거꾸로 진행했어요. 확정일자를 먼저 받으러 갔다가 사업자등록증을 수정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귀가했고, 사업자등록증을 수정하러 갔다가 법인 등기부터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발을 돌렸죠. 한 번에 착착 진행되면 좋았겠지만, 다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다음번에는 능숙하게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서류 이사는 마쳤고, 다음은 역삼 사무실의 짐을 빼는 일이 남았습니다. 날 잡고 한 번에 들고 올 수도 있지만 시간이 언제 날 지 몰라 사무실에 들를 때마다 조금씩 가져오고 있습니다. 짐을 다 빼고 나면 텅 비어버릴 자리가 섭섭할 것 같아요. 퇴실 절차를 마치고 나면 정말 마지막이 될 거고요.
하지만 역삼에서 받은 좋은 기운을 이어서, 신림에서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겠습니다. 노랫말처럼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