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일막걸리 Sep 14. 2022

돌고 돌아 해일막걸리 첫 번째 팀원이 되었다

선선의 이야기

2017년 어느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각장애 문제에 주목하고 ‘점자’라는 문자로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청년 창업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창업가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며 깊이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고, 동시에 '나도 창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질문을 던져보기도 했습니다.


이 질문을 시작으로,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창업’이라는 조금은 이상적이고 막연한 단어 하나가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2년이 지난 2019년 봄에 저는 대외활동을 통해 알게 된 친구 한 명과 우연히 창업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예비 창업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모집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런 고민 없이, 생각 없이 ‘우리 같이 해볼까?’라는 이야기와 동시에 모집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3개월가량 진행되는 예비 창업가 교육을 듣기 시작했죠. 


교육 기간 동안 함께 신청했던 친구와 서로의 창업 계기 및 목표, 창업 아이디어 등을 이야기했고 그때 서로 다른 길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함께 같은 길을 가기에는 성향도, 가치관도, 목표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되니 예비 창업가 교육 또한 얼마나 의미가 없던지요. 3개월의 교육이 끝남과 동시에 ‘창업’을 위한 나름의 계획과 목표도 시원하게 공중분해되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을 두 가지 꼽아보자면, ‘적절한 시기(타이밍)’ 그리고 ‘사람’입니다. 저는 창업을 도전할 적절한 때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니, 그 친구와 저는 관심 주제 정도는 얼추 비슷했지만 서로 개인적인 일들로 엇나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 순간마다 저는 적절한 때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꽤 많이 했어요.


두 번째로, ‘사람’이 비슷하지는 않았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성향, 가치관, 목표가 다른 이유로 연결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러한 과정들은 서로 틀린 것이 아닌, 서로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결정적인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저에게 있어서 창업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적절한 시기’와 ‘사람’이라는 거죠. 함께할 동료를 찾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난 후,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만약 창업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준비가 되었다면 그때 어떻게든 기회가 찾아올 거야’라고요. 나름의 이별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 편히 일상의 삶을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2022년 어느 날, 소셜 임팩트 교육을 들으며 같은 팀으로 활동하며 친해진 친구 한 명에게 퇴사 소식 연락을 받았어요. 퇴사 이유와 더불어 서로의 개인적인 힘듦을 공유하며 위로해주는 이야기가 오고 갔죠. 훈훈한 연락을 이어가던 와중, 그 친구에게 막걸리 창업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저는 진심으로 응원했습니다.


처음에는 창업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도 있었지만 예상했던 일이 일어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축하해주었습니다. 평소 제가 바라본 그 친구는 훌륭한 인품과 더불어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한 친구였고, 그 능력을 발산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 드디어 마련되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 친구에게 무한 응원을 보내고 있던 와중에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지원한 육성사업에 팀원으로 합류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죠.


처음에 제안받았을 때, 너무 영광스러운 제안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막걸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나도 팀원이 될 수 있을까?’라는 조금의 망설임과 두려움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려움의 감정은 내려놓고 빠르게 ‘yes!’를 외쳤습니다. 막걸리는 한국의 전통주로서 고유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제가 창업을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적절한 시기’와 ‘사람’이 주어졌기 때문이었어요.

그렇게 저는 큰 고민 없이 해일막걸리의 팀원이 되었고, 벌써 3개월을 해일막걸리의 첫 번째 팀원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해일막걸리의 대표인 해일과 저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서로 박자를 맞추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해일막걸리로서의 팀원이 되고 나서, 저는 점점 해일막걸리에 스며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막걸리와 관련된 콘텐츠나 관련 자료 등을 보면 눈과 귀를 쫑긋 세우게 되고, 가까운 주변 지인들에게 해일막걸리를 소개하고 있죠. 가볍고 즐겁게 시작했던 해일막걸리 활동은 어느 순간 저에게 ‘책임감’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저희는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더 멀리 더 높게 해일막걸리의 모습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해일막걸리의 이야기,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려요.


이전 05화 혼자 일하고 싶었던 마음을 바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