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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e in 노르웨이 Sep 09. 2021

노르웨이, 가짜 친환경 나라?

오슬로 디자인 페어에서 경험한 친환경 디자인의 의미

지난주에 오슬로 디자인 페어에 다녀왔다. 디자이너로 처음으로 디자인 페어에 참가하여 색다른 경험이었다. 페어 곳곳에서 보인 제일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아무래도 지속 가능한 디자인 & 친환경 디자인이다. 이 주제는 북유럽에선 이젠 중요사항이란 타이틀을 넘어서 디자인의 기본이 되어야 하는 주제가 되었다.


디자인 페어에선 2가지로 섹션이 나눠졌다. 첫 번째는 브랜드가 나와서 제품을 소개하는 부스들, 또 다른 부분은 디자인 페어에서 직업 큐레이션 한 전시 부분으로 나뉘었다.




직접 큐레이션이 된 부분은 섹션을 따로 나워서 노르웨이 및 유럽의 신진 및 유명 작가들,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제품을 선별해 스타일링해놓은 코너였다. 내 작업도 이 섹션에 속해 선보여졌다. (아래 사진- 오른쪽 위 투명 원형 조형)

플라스틱 모듈 클로즈업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이 섹션은 이 페어를 위해 특별히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모듈화 하여 쌓아 올려 벽을 세웠다. 이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든 디자인 회사는 어워드에서 상도 받고 기대가 되는 노르웨이 디자인 회사이다. 주로 재활용 플라스틱(플라스틱 조각을 녹여서 만듦)으로 가구 및 여러 가지 아이템을 만든다. 이 페어에서 이 모듈 벽은 주인공급으로 다뤄졌고, 그들의 작업 방식은 세미나, 미디어등 여러 곳에서 다뤄졌다. 나 또한 세미나에 참여하여 작업방식을 듣다보다 너무 나도 놀란 상황이 있었다.

친환경을 목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쓰지만, 플라스틱 쓰레기는 네덜란드산을 쓴다고 했다. 잉? 이건 우리나라 업체가 재활용 플라스틱 가구 만든다고 중국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사 온다는 말과 동일하다. 과연 친환경적인 과정이라 볼 수가 없기에 난 너무 충격을 받은 부분이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자면, 노르웨이의 플라스틱의 대부분(98%)은 독일이나 여러 유럽 국가로 보내진 다고 한다. 그래서 재활용을 할만한 플라스틱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럼 직접 가서 줍지?라고 할 수 있지만, 노르웨이의 임금은 최소 시간당 5만 원(목수 기준)이다. 클라이언트가 요청하는 작업을 할 땐 최소 시간당 10-12만 원(디자이너 기준) 정도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비행기 타고 오는 쓰레기를 택하는 게 효율적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이곳에서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친환경을 위한 재료를 충분히 이곳에서 나올 수 있지만, 생산과정을 돌리는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예를 들면 양에서 나오는 양털은 정말 너무 많지만, 이것을 펠트로 만들고 싶을 때 양털을 씻어서 펠트로 만드는 생산 과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노르웨이에서 울 펠트를 사고 싶으면 영국에서 주문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노르웨이가 친환경 나라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의 생각은 반반이다. 사람들이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려는 라이프 스타일은 맞다. 하지만 거대한 생산 공정과 임금이 너무 높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들어가야 하는 건 현실이다. 이 페어로 든 생각은 과연 친환경을 생각한 디자인은 무엇일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재활용된 플라스틱 취지는 매우 좋다. 하지만 좀 더 친환경적인 생산은 불가능한 걸까?


디자이너로써 여러 생각이 든 경험이었다.


*다음 편에서는, 디자인 페어에서 본 현재 북유럽의 디자인 트렌드 및 사진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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