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우울함이 친구가 되었다.
이따금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해지곤 한다. 사실 겉에서 보기엔 우울할 것 하나 없는 나인데 왜 이렇게 자주 한없이 복잡한 감정의 굴레로 떨어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뜩 생각이 난 게 있다.
습관성 우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행복을 느끼는 감각도 연습으로 근육을 키워야 행복의 순간을 잘 캐치해 낼 수 있다고 느껴졌다.
강남 한복판에서 딸 둘을 혼자 키워내며 우리를 미대 그리고 음대까지 보낸 엄마에게는 행복은 사치스러운 것 같아 보였다. 악착같이 일을 하고 악착같이 우리가 하고 싶은걸 해주기 위해 엄마는 멍 한번 안 때리고 살아왔다.
그런 우리 가족에게 행복이란 여유보다, 불안함 그리고 우울함이야말로 편안한 이불같이 익숙한 감정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커서도 결국 내 감정의 방향이 쉽게 우울함과 불안함으로 자연스레 되돌아가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이 감정은 작은 거에 소중함을 느끼는 감정과는 또 다른 별개의 감정인듯하다.
행복의 근육은 어떻게 키워나가야 하는지, 누군가가 알려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건가? 이런 고민을 하는 자체가 사치인 것일까?
오늘의 생각
2022년 3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