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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gminghaen Nov 15. 2017

틈틈이,서울-35,

유월,성북동


동네친구가 한 명쯤 있었으면 좋겠다.

잠이 덜 깬 눈을 함께 부비며 성곽길을 걷다가 출출해지면 왕돈까스를 쓱싹 포장해 와룡공원 벤치에서 함께 먹고 내려오는 길에 카페'일상'에 들러 오늘의 커피를 마시고 창경궁까지 걸어가면 참 좋겠다.

또 어떤 날에는 나폴레옹에서 단팥빵과 초코빵을 사 한손에 들고 심우장과 감사원 길을 지나 삼청동까지(조금 더 힘이 난다면 창의문을 거쳐 부암동까지) 걷고 내려와 수연산방에서 시원한 미숫가루와 인절미를 나누어 먹으면 참 좋겠다. 

헛헛한 어느 저녁에는 기사식당에 들러 돼지불백을 먹고 바로 옆 작은 슈퍼에서 초코우유를 사 마시며 낙산공원을 오르거나 원남동, 계동까지 느릿느릿 걸은 뒤 영화 한 편을 보고 돌아오면 참 좋겠다.

부러 약속을 잡지 않아도 그저 발길 닿는 가까운 곳에 사는 동네를 함께 나눌 친구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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