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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해경 Jun 23. 2023

[몰타어학연수]어학원 첫 레벨 시험, 떨려죽겠네

몰타 어학연수 제1장 #32 어학원 첫 레벨 테스트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1   


제1장 엘리멘터리 몰타  

#32 어학원 첫 레벨 테스트  


어학원에서 시간이 지나면 높은 반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레벨테스트를 봐야만 하는데요.  처음으로 보게 된 어학원 레벨테스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레벨테스트 볼 결심


리스닝을 제외하고 어학원 기초반이었던 엘리멘트리 반은 솔직히 내게는 좀 쉬운 수업이었다. 물론 기초반이라도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는 데다가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해 본 적 없는 나로서는 기초를 좀 제대로 다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학원 기초반 수업은 어떤 것을 배울까?  https://brunch.co.kr/@haekyoung/100  


그러나 만나는 사람마다 내가 엘리멘트리라고 하니 '뭐라고?' 이런 반응이었다. 다들 '프리 인터'나 '인터' 정도 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런 소리를 지겹도록 들었지만 내가 생각할 때 수업이 좀 쉬운 편이기는 하지만 과연 내 수준이 그 정도가 되나 하는 자신감이 솔직히 없었다. 그래서 어차피 2022년 한 해는 영어 공부에 매진을 할 생각이었기에 적어도 한 달 정도 지나서 시험을 볼 생각이었다.


그랬던 마음이 바뀌게 된 건, 3주 차가 시작되고 동사 3단 동사(p.p)와 조동사와 일반동사를 사용하는 문문  수업이었다. 기초 중의 기초솔직히 수업 시간에  뭘 더 할 게 없었다.  연습문제 풀라고 내줘도 5분 만에 풀고 다른 사람들 문제 다 풀기를 10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기초 중의 기초였던 수업 3주 차


처음 1~2주 차와 달리 3주 차가 더 기초를 배우게 된 건 책 처음 시작할 때 수업시작이 아니고 중간에 들어가다 보니 3주 차에 가장 첫 부분을 배우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라틴 아메리카에서 온 아이들은 영어 동사의 3단 변화를 아예 배우질 않는다고 했다. 대부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온 친구들인데 스페인어가 동사 변형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영어 동사의 변화를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발음도 할 줄 모르는 상황이었다. 가끔 친구들 집에 초대를 받아 가보면 중학교 때 열심히 외웠던 3단 변화를 외우느라 여기저기에 포스트잇을 곳곳에 붙여놓고 공부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동사의 3단 변화를 외우느라 고군분투 중인 라틴 아메리카 친구들.


이쯤 되니 엘리멘트리 수업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시험을 보기로 결심했고 목요일에 선생님께 시험을 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내가 다닌 EC 어학원은 매주 월, 화에만 레벨테스트를 볼 수 있고 선생님께 시험을 보겠다고 이야기를 하면 시험을 볼 수 있는 메일을 보내주는 시스템이었다. 다만, 월 화만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소 월요일까지 시험을 보겠다고 얘기해야 그 주 화요일에 시험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따라서 내가 참다가 참다가 목요일에 시험을 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니 이미 이번 주는 시험이 끝나서 볼 수 없고 다음 주 월요일에 시험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시험을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일단 이번 주는 시험을 볼 수 없고 다음 주 월 화에 시험을 보고 나면 레벨 통과여부를 금요일에 알려주고 그다음 주에 새로운 반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나의 경우는 2주 동안이나 허송세월을 하게 된 셈이다. 2주간의 학비를 생각하면 아무 의미 없이 2주간이나 엘리멘트리 반에 있게 된 게 돈이 아까워도 너무 아까웠지만 어학원 시스템이 그렇다는 걸 어쩌랴. (같은 EC지만 런던은 시스템이 완전히 달랐다)

시험은 늘 긴장되는 법, 시험 앞두고 교과서로 공부.



+ 엄청 긴장하면서 본 첫 레벨테스트

그렇게 어영부영 일주일이 지나고 4주 차가 된 월요일 저녁에 시험을 보기 위해 컴퓨터에 앉았다. 시험은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온라인 시험으로 보게 된다. 같은 EC 어학원이라고 해도 시험을 보는 방법은 조금씩 다른 것 같았다. EC 옥스퍼드의 경우 시험 볼 사람들은 한꺼번에 어학원에 같은 시간에 모여서 선생님의 감독아래 시험을 본다고 들었다.


 EC 어학원의 레벨테스는 스피킹을 제외하고 50분 동안 리딩(문법, 어휘 등)과 리스닝에 관한 문제를 풀게 되고 그리고 나면 다시 새 창이 열리면서 작문 문제가 나오고 20분간 작문을 하고 나면 시험은 끝나게 된다. 총 시험 시간은 약 1시간 10분이다.  그리고 나면 담당 선생님이 작문 채점을 하고 평소 본 학생의 스피킹 점수를 더해 총점을 부여하는데 각 항목당 40점 이상이고 평균 60점 이상이면 반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1점 혹은 2점이 모자라는 경우 선생님 재량으로 반을 올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어학원에서 보내준 시험 메일 링크를 누르면 시험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열리고 'start'를 누르는 순간 시간이 카운트되면서 시험이 시작됐다. 시험은 다 떨리는 법, 이게 뭐라고 두 근 반, 세근 반 덜덜 떨면서 시험을 봤다. 리딩, 리스닝, 라이팅 시험까지 크게 어렵지는 않았기에 시험은 통과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결과가 나와봐야 하는 법. 금요일까지 기다리자니 조금 긴장이 되긴 했다.


 

EC 몰타 레벨테스트 시험 메일


드디어 금요일이 됐고 두 번째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앞으로 나오라고 하면서 내 시험 결과를 보여줬다. 각 부분마다 점수를 몇 점 받았는지 어느 부분이 잘했고 어느 부분이 약한지 결과지에 상세하게 나와 있었다. 선생님에 따라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경우도 있고 내가 어떤 문제를 왜 틀렸는지 굉장히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선생님도 있었다. 첫 번째 만났던 디온 선생님은 좀 두루뭉술하게 설명하는 분이었는데 크게 상관없었다. 정답지를 보는 순간 어떤 부분을 왜 틀렸는지 이미 파악이 됐을 정도로 엘리멘트리 시험은 내게는 다소 쉬운 편이었기 때문이다. 주황색이 엘리멘트리 때 시험 결과인데 대부분 75점을 넘었다.

EC 몰타 시험 결과


+ 이제 프리인터미디어트다!!


그렇게 무난하게 프리인터미디어트로 반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때만 해도 시험 뭐 별거 없네 싶었다. 프리 인터미디어트에서 시험을 3번이나 봤을 정도로 지옥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영어 슬럼프에, 가장 최악의 상황인 선생님과의 트러블에, 학원과 선생님의 태도에 불만이 쌓일 대로 쌓인 반 친구들과 학원을 상대로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며 심각하게 토론까지 벌이는 상황도 발생했다.  

그러다 결국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런던도 생각했던 것보다 한 달 반이나 앞당겨 몰타를 서둘러 떠나게 될 사건이 나에게 닥쳐오고 있었으니,,,


2부를 기대하시라.

프리 인터미디어트로 반 업그레이드 ~  


덧.

레벨테스트를 꼼꼼하게 알지 못해서 어영부영 2주의 시간을 돈 아깝게 그냥 보냈다. 이때만 해도 그냥 흘려보낸 2주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는데 런던에서 어퍼인터미디어트 수업을 해보고서야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뒤늦게 뼈저리게 후회를 했다.  


어학연수에서 돈을 아끼는 전략낮은 반일 때 최대한 빨리 높은 반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레벨이 낮은 반에서도 배우는 것은 많지만 그건 한국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정작 우리가 어학연수에서 배워야 할 내용들은  어퍼 인터미디어트 레벨 이상에 있었다. 비싼 돈을 내는 어학연수를 위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공부를 굳이 외국에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엘리멘트리에 있을 때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해 줬는데도 왜 나는 그 얘기가 안 들렸던 걸까.. 어퍼 인터미디어트 반에 가고서야 엘리멘트리, 프리 인터미디어트에서 너무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보냈다 싶어 후회를 엄청했다. 어학연수를 생각하고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명심할 것.       

                                                                                                                                                                                                                                                             

이번 에피소드까지 엮어서 '50대에 어학연수는 핑계고1'로 1부를 마무리하고 다음 내용부터는 2부에서 이어질 예정입니다. 계속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몰타어학연수 #몰타라이프 #몰타라이프 #몰타여행 #malta #maltalife #몰타 #런던어학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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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정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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