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전

#7

by 정적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한다. 패딩의 소매 끝으로 삐죽 나온 손목의 굵기만 봐도 그가 자신의 몸집에 두 배나 되는 옷을 입고 앉아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팔을 위아래로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할수록 좌우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은 굳어져만 같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내 다리를 떨기 시작한다. 아무리 흔들리는 지하철이지만 흔들리는 좌석에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에게로 향한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건 아니었다. 단지, 떨 만큼 다 떨었을 무렵 그의 다리는 진정되었다. 다행히도 짙은 청바지 물이 빠지기 전이었다. 이제는 휴대폰이었다. 휴대폰에 이어폰 잭이 없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영상을 틀어댄다. 고요했던 지하철 안의 공기는 한순간에 오염되었다. 자신이 스스로 정해놓은 프레임이 좁은 듯, 안경 너머로 눈을 치켜뜬다. 무언가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닌 그는 여러 소리들을 내는데 집중했고, 그것들을 한데 섞어 소음으로 만들고 있었다. 유난히 적막을 싫어하는 그는 몸의 소리로, 음의 높낮이로 세상에 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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