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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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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적 Sep 06. 2018

반복에 반복의 반복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진 이들의 하루

옆자리의 여자는 20분전부터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이어폰을 챙기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하며

그녀에게 방금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거냐고

묻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고 있었다.


고양이가 자신의 꼬리를 잡기 위해

제자리를 맴맴 도는 것 같던 대화의 끝은

수화기 너머의 남자가 해결책을 제시한 뒤였다.


나는 그런적이 없었던가.

내게 처한 상황을 애써 부정하며

남이 내 인생에 개입하여 결단해주길 바랬던적이.


나는 지금이 도대체 몇 번째 삶일까

어리석게도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하며 살아가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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