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명절이 똑같은 나날들
한 해가 지나 또다시 명절이 찾아왔다.
일년에 두 번 큰 명절을 맞아 민족대이동을 거쳐
우리를 매번 같은 구덩이로 밀어넣는다.
사실 시간이 지나도 명절의 풍경이 똑같을 거라는
상상은 해본적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친척들은 내게 같은 걸 궁금해하셨고
묻고 잊어버리기를 반복하셨다.
일년에 두 번 보는 친척 동생들은
마치 소개팅 자리에 나온 듯
서로의 안부만 묻다 술자리로
명절이 끝난다.
고향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고향의 모습들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단지 고향집 부엌 한 켠에 처박힌 체중계에
몸을 올렸을 때 달라진 숫자를 확인하며
세월의 흐름을 짐작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