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까마귀 선생님’ 오지후가 말하는 요가적 삶
"저희 요가 스튜디오에는 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찾아와요. 그들이 점점 요가를 사랑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저와 함께하는 분들이 바깥을 향하던 시선을 잠시나마 자신 안에 머물게 두면서, 진정한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이태원 우사단로에서 '바람까마귀 요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까마귀 선생님’ 오지후. 그의 일상은 소소하지만 풍요롭다. 흔히 다이어트 운동 정도로 여겨지는 요가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균형을 추구하며 평온한 라이프스타일로서 요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다.
소소한 루틴으로 이어지는 요가적 일상
평일 수련이 있는 날이면 그는 아침마다 집에서 오토바이로 10분 거리에 있는 요가원을 향한다. 요가원 문을 열고 환기를 하는 동안 스튜디오 앞 거리를 쓸고 실내 바닥 청소를 한다. 종종 일찍 온 수련생이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정중히 거절한다. 저마다 각자의 카르마(불교에서 말하는 업. 과거 자신의 말고 행동이 지은 임무, 해야 하는 일)가 있기 때문이란다.
자신의 카르마는 자신이 수행해야 사라진다고 하니, 저의 카르마는 제가 완수해야죠.
청소를 마치고는 향을 피우고 음악을 켠 뒤 수련생들을 맞이한다. 그렇게 까마귀들(그의 요가원에서는 수련생들을 '까마귀'라고 부른다.)과 아침요가 수련을 하고, 그 끝에는 꼭 차를 마신다. 다함께 차를 마시는 시간은 더없이 달콤하고 즐겁고 감사하단다.
사람들이 돌아가면 그는 요가원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첫 식사를 한다. 늦은 아침이자 이른 점심으로 너무 무겁지 않은 음식을 요리한다. 자신의 몸이 원하는 요리를,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 준비한다.
요가적 인생철학이 담긴 이름 ’바람까마귀’
'바람까마귀'라는 별명처럼, 오지후가 가장 좋아하는 새는 다름아닌 까마귀다. 고향인 제주도에서 들판 위를 나는 까마귀의 날개짓을 보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단다. 까마귀는 사람의 영혼 위를 날면서 미래를 내다보고 보호해준다고도 하니, 그야말로 요가적 삶에 퍽 어울리는 새다. '바람까마귀'는 까마귀 앞에 또다른 별명 ‘윈드(바람)’를 붙여 완성된 이름이다.
재미있는 건 ’바람까마귀’라는 새가 실제 존재한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일대에 사는 종이란다. 신기하게도 오지후가 ’바람까마귀 요가’의 기본이 되는 쿤달리니 탄트라 요가를 배운 곳이 바로 인도네시아 발리다.
요가와의 첫 만남, 그 놀라운 기적
요가를 만나기 전, 그는 스스로를 파괴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영혼이 뭘 원하는 지 귀기울이지 않았고, 타인과의 관계에 중독된 듯 남에게 기대는 시간들도 많았다. 좋아하고 바라는 게 뭔지,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스스로에게 묻지도 않았다. 수많은 소리와 이미지, 말, 관계들 속에서 정작 그의 내면은 외로움 뿐이었다. 그러던 그가 처음 요가를 한 순간 모든 게 바뀌었다. 매트에 바르게 앉아 들이마쉬고 내쉬는 나의 호흡 소리를 처음 들었던 날이었다.
코로 깊이 들이마신 숨이 가슴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는 내쉬는 숨에 슬픔과 걱정이 거짓말처럼 날아가 버렸다.
처음으로 몸이 가벼워지는 순간이었다.
오지후는 '바람까마귀 요가’를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자신처럼 몸과 마음의 평안를 찾길 바란다. 선생님과 제자 관계가 아니라, 같은 수련생으로서 멘토이자 친구가 되는 게 모토다. 삶의 균형을 잡고, 여유롭게 앞을 내다보고, 각자의 영혼을 보듬어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을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