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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ena May 29. 2017

Giant's Causeway

Hello, Finn! 

숙소였던 Donabate를 떠나서 UNESCO 세계 유산에 등록되어있는 자이언트 코즈웨이를 보러 출발했어. 아일랜드를 오기 전에 가장 보고 싶었던 장소 중 하나야. 육각형의 주상절리들이 테트리스처럼 딱딱 들어맞게 정렬돼있는 게 너무 신기하고 꼭 한번 실제로 보고 싶었거든. 다행히 운전하고 가는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았어. 비가 오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었거든. 그렇게 2시간 30분 정도를 갔을까? 자이언트 코즈웨이라고 써져있는 표지판이 보이더라고. 주말이고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파킹 하는데 까지 거의 한 시간이 넘게 걸렸어. 그래도 왜 소풍 가는 날 보다 기다리는 전날 밤이 더 설레잖아! 그렇게 오래 기다리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더 설레는 거야. 주차를 딱 하고 차에서 내리는데 바람이 정말 황소 1000마리가 한 번에 콧김을 흥! 하고 부는듯한 강도랄까... 정말 거짓말 약간 보태자면 날라 갈 뻔했어. 물론 내가 바람에 날아갈 체격은 아니지만..ㅋㅋ 어쨌뜬, 매표소까지 걸어가는데 정말 많은 관광객들이 있더라고. 한국사람들도 꽤 보였고. 표를 사고 나서 코즈웨이까지 가는 방법이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걸어가는 거고, 하나는 1 파운드를 내고 셔틀을 타고 가는 거야. 걸어서는 한 15~20분 정도가 걸리고 셔틀로 가면 4분? 정도 걸려. 순간 엄청 고민이 되는 거야.. 코즈웨이까지 걸어가면서 사진을 좀 짝짝 찍을까 아님 그냥 1 파운드를 내고 셔틀 타고 얼른 갈까. 근데 그날 바람이 너무 불어서 그냥 셔틀을 타기로 결정했어. (절때 귀찮아서가 아니야... 정말 너무 추웠었음ㅠㅠ) 

셔틀을 타고 내려가면서 창 밖을 보는데 참 셔틀 타길 잘했구나 생각이 드는 거야. 사람들이 쓰고 있던 모자가 날아가고, 애기 엄마들은 애기들이 추울까 봐 자기 잠바 안에 꽁꽁 숨기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예 걸음을 멈춰 서서 바람이 약해지기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옆으로 파도가 얼마나 무섭게 치던지 밖에 있던 사람들이 파도에 떠내려 가진 않을까 걱정까지 됬었어. 그렇게 한 5분쯤 셔틀을 타고 내려가니 목적지인 자이언트 코즈웨이에 도착을 했어. 

거인의 입구

아참, 내가 이곳에 대한 전설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줄게. 이 곳은 거인 핀이 살던 곳이었어. 정확히 얘기를 하자면 '핀'은 스코틀랜드에 있는 거인 '베난도 너'와 전투 중이었는데, 이곳에서 핀이 요새를 만들어 쉬었다가 전투를 하고 쉬었다가 전투를 반복했다고 해. 지금 저 사진이 핀이 왔다 갔다 했던 현관 같은 곳이야. 저기를 지나가면 정말이지 입이 딱 벌어지는 광경이 펼쳐져. 

거인의 입구를 지나서 펼쳐진 풍경

푸르른 들판과 절벽 그리고 바다가 아주 장관을 이루고 있어. '아, 내가 아일랜드에 왔구나, '를 이때 실감했던 거 같아. 정말 마법처럼 칼같이 불던 바람이 거인의 입구를 지나자마자 싹 멈추더라고. 그리고 따뜻한 햇살이 착 비추는데 갑자기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이었어. 한창을 우와~ 하면서 둘러보다가 또 날씨가 바뀌기 전에 얼른 하이킹을 하기로 했어. 

하이킹을 할수 있는 path
The Amphitheater

하이킹 코스는 고를 수 있는데 나는 The Ampitheater을 볼 수 있는 코스로 가기로 했어. 그렇게 약 30분 정도를 걷다 보니 눈앞에 원형극장 외형을 닮은듯한 The Ampitheater가 보이더라고. 정말 너무 경이로워서 한 1분가량 넋 놓고 봤던 거 같아. 6,00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저 기둥들을 내가 2017년인 지금 이걸 보고 있다니... 자연은 항상 놀랄만한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는 것 같아. 저곳을 지나 더 갈 수도 있었지만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기 때문에 감기 걸릴 거 같에서 아쉽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돌아가기로 했어.

가까이서 본 주상절리들
주상절리들 

벌집처럼 생긴 이 주상절리들을 내가 직접 보고 만져도 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유익한 시간들이었어. 항상 사진으로만 혹은 다큐멘터리에서만 봤던 거를 직접 내 눈앞에 펼쳐지니까 정말 너무 꿈만 같더라고. 아일랜드로 여행을 온 게 이제야 기쁘고 들뜨고 설레기 시작했어. 만약 내가 여기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었을까?  그 전까진 날씨도 그렇고 뭔가 분위기도 그렇고 괜히 왔나 생각이 들었었는데 여기를 와보고 나서야 아! 여행 왔구나!라는 생각이 확 드는 거 있지! 만약 너도 아일랜드를 간다면 여기는 꼭 들렸으면 좋겠어. 아! 맞다 그리고 정말 운 좋으면 핀이 코를 골고 자는 소리도 들린다고 했어. ㅋㅋ 네가 가는 날에는 꼭 들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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