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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라 클래스 Aug 23. 2017

낯선 상황에서 만나는 '나'

그래서 여행을 떠나나 보다

오토바이를 타고 싶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오토바이는 제주도에서 딱 한번 스쿠터 타본 것이 전부인데,

이놈이 무려 서울에서 출발해서 강원도를 도는 여행을 한다니.. 참.. 대단하다.


문제도.. 아픔도 많았지만

그래도 어쨌든 다 돌아왔다. 총 거리 800km


서울-춘천-인재-속초-강릉-정선-영월-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코스



재미있었다. 

고속도로는 이륜차 금지라.. 갈 수가 없고.. 국도를 중심으로 달리는데..

마냥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걸 하나 꼽자면.. 여행 4일 차였던 것 같다. 


강릉에서 정선 카지노를 가고자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거다.


그래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강릉에 있겠다고 했다. 


나 역시도 비 오는데 스쿠터를 타고 위험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냥 마냥 같은 자리에 하루를 더 있는다는 것이 참 싫었다. 


안 되겠다.

나는 가야겠다. 


급하게 편의점에 가서 우비를 사고 손목과 목 부분을 테이프로 칭칭 동여맸다. 

그리고 무리스럽지만 스을슬 출발을 했다.


천천히 달리자..

그리고 위험하다고 느끼면 바로 섰다 가자. 

그리고 정말 폭우가 쏟아지면, 나무 밑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쉬었다 가면 된다. 


그리고 출발.. 비를 맞으며..

하하.. 나는 왜 이런 게 더 재밌게 느껴지는 거지? 


한참을 달리는데.. 역시나 비가 많이 온다.. >.<

옷도 조금씩 젖기 시작하고..


비가 많이 와서 인지, 차들도 많이 없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를 달리고 달리는데.. 


어느순간,

그야말로 갑자기 비가 그쳤다~


대박..


차들은 없고..

갑자기 비가 그치고..


나 홀로 강원도 높은 산길에

굉장히 깨끗한 하늘과 공기 속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다


크.. 역시 나의 선택이 옳았다!

만약 출발하지 않았다면, 그 개운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비가 멈 춘 와중에 어느 언덕 아래에서 찍은 사진


역시나 여행을 하면 나도 몰랐던 나를 만나게 된다.


똑같은 걸 싫어하고, 안전한 것보다 새로운 위험한 걸 택하는 나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내는..

그런 내 모습을 이번 여행에서도 확인을 하게 되었다. 


역시 여행이라는 낯선 상황에서,

타인의 시선은 제외되고 나만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를 만나게 되나보다..


나는 곧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국내 여행을 더 가볼 생각이다!

그때도 역시 비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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