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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생각 0107~0111

by 해라 클래스

#20190107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방판 위 얼음 축제 한창인데 분위기 썰렁한 이유는?

지난주 1월 3일 자 SBS 뉴스 제목입니다.


‘경제가 너무 안 좋아 겨울 축제장에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바람 불어도 괜찮아요. 추위 잊은 겨울 축제에 인파 북적.’

이틀 후인 지난 1월 5일 자로 SBS가 전한 기사 제목입니다.

올해 첫 주말 전국 겨울 축제장 산천어 축제, 홍천강 축제, 평창 송어축제 등에

나들이 인파가 북적였다. 그런 내용입니다.


같은 방송사가 정반대의 뉴스를 전한 건데,

내용대로라면 이틀 만에 한국경제 불황이 끝난 겁니다.


이런 기사는 많습니다. 1월 5일 자 조선일보는

그 많던 스키장 인파 다 어디로 갔을까. 제야에 기사를 실었으나

같은 날, 강원도 내 10여 개 스키장에 하루에만 5만 명의 스키어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내용이 다른 매체를 통해 보도됩니다.


전자에 속하는 뉴스들은 많은 경우 의도를 담고 있죠.

경제가 어렵다. 현 정부 책임이다.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

대략 그런 속셈일 경우가 많습니다.


뉴스도 자신들 입장, 정치적 의도를 담을 수 있죠.

하지만 그 경우 그걸 의도가 없는 양 숨기지는 말아야죠.

명백한 속셈을 숨기는 거, 그런 걸 사기라고 합니다.


김어준 생각입니다.




#20190108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자 홍콩에 사우츠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소위 아세안의 국민들이 미국, 중국, 유럽, 인도, 일본 등

동남아에 영향을 주는 5대 국가들 중에 가장 가장 신뢰하는 국가는

65%의 지지를 받은 일본이었습니다.

2위는 유럽 41% 미국 27%, 인도 21%, 중국 19%의 순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주 의외죠.

일제의 침략을 받았던 국가들이 일본을 가장 신뢰하고 있다는 결과는 어떻게 된 일인가.


일본은 전후 동남아 국가들의 경제발전에 지속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지역의 일본 투자액도 중국을 몇 배나 상회하고 역내 1위의 자동차 브랜드 역시

이미 오래전부터 일본산 자동차들이죠


재무장을 원하는 일본은 군사, 외교적으로도 이 지역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왔습니다.

아세안 국가들이 가진 중국에 대한 반감을 지렛대로

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일본의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같은 중국과 국격을 맞댄 인근 국가들을 설득해왔죠.


경제와 안보가 보수의 전유물인 것처럼 행사하고

최저임금으로 나라가 망한다는 뉴스를 일 년 내내 내보냈던 보수 경제지들이

정말 안보, 경제가 국가적 차원에서 그렇게 걱정됐다면

시간당 800원 오르는 시급이 아니라, 바로 이 아세안 지역에서의

신남방정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겠죠.


그러지 않으니깐, 그럴 리가 없으니깐 가짜라는 겁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190109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초계기 레이더 사건, 일본의 아베 정부가 계속 문제 삼고 있는 이 사건과

판박이 사건이 2013년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도 있었습니다.


당시 일본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의 헬리콥터와 군함에 사격 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며

대대적으로 여론전을 펼친 적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정상적인 정찰 활동이었으며 사격 통제 레이더를 사용한 적은 없고

오히려 일본 측이 중국 선박을 추적 감시했다고 반박을 했었습니다.


일본 평화 헌법 구조를 개정해 군대를 보유하고 전쟁이 가능한

소위 보통국가가 되는 것이 오랜 숙원인 일본 우익에게는

이런 군사적 갈등은, 그러니깐 헌법 개정과 군대가 필요하다는

일본 내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죠.


올해는 반드시 개헌을 하겠다는 일본 우익이

이번에는 우리 초계기를 재물 삼아 그런 작업을 한 셈입니다.

한마디로 상습범인 거죠.


2013년과 비교하면 분명해지는데요.

그런데 당시 2013년 당시로 되돌아가 중국 일본 간의 이 갈등을 보도한

국내 언론의 관점을 짚어보면 문제점이 드러납니다.

당시 우리 언론 대부분은 일방적으로 일본 관점만 전합니다.


군사 대국화를 목적으로 하는 일본 우익의 여론전에

우리 언론이 고스란히 장단을 맞춰준 셈입니다.


이런 것은 보도가 아니라 번역이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190110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주류 언론 사이의 적대적 관계는

미국 주요 언론들로 하여금 북미관계에 대해

부정 일변도의 보도를 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 추정 있어왔죠.


그런데 미국 주류 언론의 한 유명 평론가가 방송을 그만두며

그런 추정이 사실이었음을 드러내는 고별사를 남겼습니다.


미 NBC 방송의 군사 안보 분야 전문가로 30년 가까이 활동했던 윌이엄 아키는

최근 고별사를 통해 본인은 트럼프 지지자가 아니며

트럼프가 무지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들을 기계적으로 비판하면서

실제로는 더 많은 갈등과 전쟁을 가져올 정책들을 결과적으로 옹호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묻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담한 조치를 지지해서는 안 되는 것인가?

다른 많은 말들 중에 제 눈을 사로잡은 문장입니다.


이 말은 미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가 미워서, 하필 트럼프라서

북미 관계를 방해 해왔던 게 사실이었음을 미 주류 언론의 내부자가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나 이름만으로도 언론의 교과서처럼 여겨지는

그 대단한 미국의 언론들이 사실은 그들의 감정과 아집 때문에

한반도 문제를 곡해하고 비틀어왔던 사실 우리 언론들은 깨달아야 하는 겁니다.


우리 운명이 걸린 일마저도 그렇게 틀어진 다른 나라 언론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짓

올해는 정말 그만해야 한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190111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했던 김예령 기자가 화제가 되고 있죠.

경제 어려운데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니

그 자신감은 어디서 오나. 근거를 대 달라. 요지가 그랬습니다.


이 질문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 정책에 무엇이 어떻게 잘못된 건지에 대한 최소한의 특정이 없죠.

더구나 신년사 상당 부분이 정책 기조가 왜 유지되어야 하는지에

이미 할애된 마당에 그걸 다 듣고도

왜 그 기조를 유지하냐고 다시 물으면 그건 질문이 아니라

왜 잘못해놓고 안 바꾸냐는 시비가 되는 거죠.


거기서 또다시 자신감의 근거를 대 달라고 해버리면

당신은 대체 뭘 믿고 그러냐는 멱살잡이가 되어 가는 겁니다.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그래서 그 어휘와 어조 자체는 사실 크게 무례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 질문을 사람들은 태도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거죠.


그런데 저는 기자가 날카롭고 예리한 질문을

때로는 거칠고 건방지게 해도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예의 바르려고 기자 하는 건 아니니까요.


문제는 태도가 아니라,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게 문제였던 거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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