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김어준 생각 0114~0118

by 해라 클래스

#20190114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2006년생, 올해 생일 이후 충치 치료받으면 비용 4배 상승’

올해부터 12세 이하 아동에게는 충치 건강보험이 적용돼 의료비 부담이

기존의 1/4로 줄어든다는 보장성 강화를 알리는 기사를

연합뉴스가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


이 제목은 애초 존재하던 건강보험 혜택이 폐지돼서 치료비 상승했을 때

그렇게 복지가 축소되고 그에 따른 우려가 있을 때나 맞는 제목이죠.


더구나 이 기사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오인하게 만듭니다.

만 13세 이후 치료받는다고 해서 비용이 기존의 4배로 상승하는 게 아니죠.

12세 이하가 기존 치료비의 1/4로 줄어든다는 거지

13세 이상 치료비가 상승한다는 게 아닙니다.


기존과 비교해 상승하는 비용은 어떤 나이대에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제목이 이렇습니다.


올해부터 건보 보장성 강화 12세 이하 아동, 충치 치료비 1/4로 줄게 됐다.

이것이 설명하고 제목달기 어려운 정책입니까?

너무 간단한 거 아니에요?


이게 국어 실력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정치적 의도의 문제인가요?

어느 쪽이든 요즘 이런 기사가 너무 많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190115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최저임금 충격 아파트 경비원 70% 해고 논란, 최저임금 인상 경비원 집단 실직 위기,

아파트 경비원 최저임금발 해고 칼바람.

작년 내내 최저임금 때문에 아파트 경비원들이 해고된다는 기사들 많았습니다.


특히 작년 12월 말 울산 한 아파트가 경비원 30명 중에 22명을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해고하면서

최저 임금 발 경비원 해고 뉴스를 정점을 찍고 한 해가 마무리됐죠.


그런데 지난 13일 고용노동부 발표에 의하면

2018년 한 해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 등 공동주택 경비원의 전체 수는

오히려 2,000명 증가했고 단지당 평균은 0.2명 감소에 그쳤으며,

공동주택 청소원의 수는 단지당 0.09명 전체 수는 4,500여 명이 늘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

최저임금 때문에 줄어든 경비원의 수가 실제 어마어마했던 게 아니라

최저임금 때문에 경비원 해고된다는 기사가 먼저 쏟아지고


그 분위기 속에서 경비원 해고의 핑계를 최저임금으로 돌리고

그리고 또다시 그 핑계를 정당화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언론이 만들어낸 게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작년 내내 경비원 해고된다는 기사는 쏟아졌는데

정작 전체 경비원의 수는 증가할 수 있었을까?


공포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실제 그 공포가 작동하도록 만들어내는 일을 공작이라고 합니다.


적군들에게나 하는 일이죠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190116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찬성파 반대파 모두 반대하던 브렉시트 합의안을

영국 의회가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시켰습니다.


이 중에서 영국 보수 강경파들이 브렉시트를 찬성하며

내세우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었습니다만

그 근간을 이루는 인식은 영국은 특별한 나라라는 겁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렸던 대영제국인데

프랑스와 독일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주도하는 유럽연합에

여러 회원국 중 하나의 불과한 지위에 만족하며

국가 정책조차 독자 결정할 수 없는 체제에서 더 이상 머물 수 없다.


특별한 나라 독립해서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 이런 겁니다.

한마디로 특별했던 제국주의 시절 영화를 그리워하는 거죠.


과거의 영광을 소환해서 우리는 특별하다. 특별해야 한다는 구호는

게르만의 우수성과 로마 제국의 귀환을 앞세웠던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외쳤고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재 일본 극우도 결국 그들이 누렸던

태평양 전쟁 이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거죠.


프렉시트 논란에 우리 보수의 가장 오른편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그래서입니다.

그들이 소환하고 싶어 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어떻게 미국인가.

그들이 외치는 고구려 또는 조선의 영광 정도가 아니라 반공인가.


남의 나라 기를 흔들며 반공만 70년째 외치는 그들이

보수가 맞는가 아니지 않은가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190117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남한이 변하고 있다.

지난 연말 워싱턴 보수 싱크탱크 기업연구소 토론회에서

조슈아 스텐턴이란 북한 전문가의 발언을 조선일보가 인용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한마디로 한반도가 북한 마음대로 되고 있다는 거죠.


개성의 남북 공동 연락소를 개소를 위한 석유 반출은 안보리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

남북의 철도 도로 연결은 대북 안보리를 위반 사항이다.

남북 경협은 대북 제재 위반이며 한미 동맹을 망칠 것이다.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에 의해 주로 소개된 그가 작년에 했던 발언들입니다.


한마디로 대북 강경파 대북 제재 지상주의자 정도 되는,

그는 현 정부를 언론 자유 침해하는 권위주의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는 북한 관련뿐만 아니라 지난 탄핵 기간 중에는 탄핵 관련 발언도 했었습니다.

태블릿 PC의 신빙성과 탄핵 절차의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여러 번 했었습니다.


말하자면 그는 백인의 태극기 부대였던 거죠

그 성향의 미국인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 발언할 수 있죠.

변희재씨 발언을 워싱턴 포스트가 받아주지는 않죠.


뉴스공장은 우리 매체들이 받아쓰기하는 미국의 소위 북한 전문가들이

국내에 전파까지 할 정도의 자격을 갖춘 게 맞는 건지 올해 내내 검증하겠습니다.

김어준의 다짐이었습니다.




#20190118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미세먼지 마스크의 불편한 진실. 의사이자 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인

장재연 교수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편이면 관계기관도 언론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죠.

미세먼지 입자는 일반 마스크로 걸러내지 못하기 때문에
산업용 마스크를 보건 마스크란 이름으로 권합니다.


그런데 장 교수는 전 세계에 이렇게 산업용 마스크를 일반인들이 착용하고 다니는 나라가 있냐며

이런 마스크는 호흡 빈도를 증가시키고 심장에 부담을 줘서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고 미국의 흉부학회 같은 각국의 전문기관들도

경고한다는 겁니다.

게다가 얼굴에 완전 밀착시키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데

마스크 권유를 너무 쉽게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듣고 보니 그렇습니다.

매우 유해한 공장 같은 환경에서 착용하는 산업용 마스크를 일상에서 쓰라고

문제의식 없이 권하는 사회가 정상인가.


우리 사회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해법으로 공포 마케팅을 동원하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는 건 아닐까

사회적 해법을 만들어가는 지난한 과정보다 너 죽고 싶냐는 협박이 언제나 빠르고 간단하죠.


분단이라는 상시적 불확실성에 노출된 시간

빨갱이라는 협박 하나로 문제를 뭉개버린 세월이 너무 길어서 그런 걸까요.


미세 먼지도 문제입니다만

이런 협박 만능 사회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김어준 생각 0107~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