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라 클래스 Mar 23. 2020

김어준 생각 0203~0207

#20200203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신종 코로나 공포에 도 넘은 인종차별, 손흥민도 봉변’

‘한국인 출석 금지, 이탈리아 유명 음악 학교의 현판식’


손흥민 제외한 토트넘 선수에게는 마스크를 합성해서 씌우고 손홍민 선수만 마스크 없는 사진을 만들어서 sns에 뿌리거나, 조수미씨가 수학한 이탈리아의 산타 세칠리아 음악원이 동양계 학생 전원의 수업 참석을 금지하는 결정을 하거나, 프랑스 한 신문이 1면 헤드라인 제목에 ‘황색경보’라는 제목으로 신종 코로나를 동양 전체의 문제처럼 다루는 등 신종 코로나와 동양인을 엮어서 혐오하고, 조롱하고, 배척하는 현상이 서구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뉴스 제목들입니다.


이런 소식을 전하는 우리 언론들은 발끈합니다. 우리는 한국 사람인데 억울하다는 거죠.

근데 우리는 안 그러나요?


대림동 차이나타운을 갔더니 마스크를 착용 않고 바닥에 침을 뱉더라는 우리 언론의 기사는 뭐가 그리 다른가. 우한에서 몇 천 키로 떨어진 서울 대림동 차이나타운을 바이러스 취급하는 거나 서구에서 동양인 전체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거나 본질적으로 같은 겁니다.


어느 사회나 공포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이들은 있게 마련이죠. 이 일부의 과민 반응이 그 사회의 주류가 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게 그 사회의 품격이고 지성인 거죠.

그러니 호들갑 떨지 말고 담담하게 사실 관계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처하자.

언론들 당신들한테 하는 말입니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200204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

어제 있었던 청와대 수보 회의에서 후베이성 체류 또는 방문 외국인에 대한 일시 입국 제한, 제주 무사증 입국 잠정 중단 등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출입국 관리를 보다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문대통령의 관련 메시지 중 보수매체들이 헤드라인을 뽑아낸 문장입니다.


이 문장 전후로는 ‘중국은 우리 최대의 인적 교류국이고 최대 교역국’이라는 문장이 있고 후로는 ‘이웃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비상상황에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하는 게 이웃’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출입 통제는 하겠지만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으로 상호 협조해 어려움을 잘 극복하자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데 보수매체는 왜 한결 같이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는 이 문구를 딱 헤드라인으로 뽑았을까.


이 문구가 어제 하루 보수성향의 온라인 게시판과 소위 태극기 부대 카톡을 통해 어떻게 소비되었는지를 보면 그 의도를 알 수 있죠. 한 마디로 현 정부는 친중 정권이다. 그러니까 공산국가 중국의 눈치를 보는 좌파, 종북성향의 연장선상에 있는 친중 정권이다. 이런 말이죠.


보수정당이 어느 나라도 크로나 관련 입국 금지를 시행하지 않았던 사태 초기부터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를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인류가 아직 치료책을 찾지도 못한 바이러스 가지고 꼭 이렇게까지 정치를 해야겠습니까?

사람다운 정치 좀 합시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200205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지난 월요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미국 독감 사망자가 미국 내에서 만 명을 넘었다며 미 탬플대 의학 학장 마곳 사보이 박사를 인용해 ‘독감으로 만 명이 숨졌지만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미국 내 한 명도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월 30일에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국장 낸시 메소니아 박사는 언론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마스크 착용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최근까지 우리가 주로 접해왔던 뉴스와는 결이 좀 다르죠.


그러고 보면 현재까지 전 세계 신종 코로나 사망자는 100% 중국인, 중국, 홍콩 이외 국가에서 유일하게 사망한 필리핀에서의 감염자 역시 중국 국적자입니다. 그리고 그 총 숫자는 400여 명인데 반해 이번 겨울 미국 독감 사망자는 미국에서만 만 명. 그럼에도 미국인 입국 금지는 아무도 주장하지 않죠.


초기 진단돼서 치료에 들어간 다른 나라 환자들의 경우 현재까지는 대부분 상태가 양호하고 오히려 기존 일반 폐렴보다 증상이 덜 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새로운 질병이고 백신도 아직은 없는 만큼 지역사회의 대규모 감염을 막기 위해서 다 함께 주의해야죠. 하지만 이 신종 코로나가 인류 멸망을 가져올 것 같지는 않다. 그런데 포탈에 뜬 기사만 접하다 보면 그럴 것만 같거든요.


한 사회가 처한 위험 정도에 대한 종합 평가를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다급하게 만들어 낸 기사들. 그 기자 집단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 요즘은 그런 고민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번 사태가 지나가고 나면 그런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200206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중국의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그동안의 신종 코로나 연구 결과를 지난 월요일 중간발표했는데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으로 적절한 치료를 적시에 받지 못하고 있는 후베이성 지역으로 한정하면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이 5%에 달하지만 후베이성 지역을 제외한 중국 전역의 치사율은 0.18%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미시우라 히로시 교수는 어제 있었던 외신기자회견에서 52명의 감염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이 0.3에서 0.6 정도라고 평가하며 건강한 성인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사망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을 했습니다.


영국 리즈대의 마크 해리스 감염학 교수는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은 앞으로 더 떨어지게 될 거라고 전망했고, 호주 시드니대 아담 캄라트 스콧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젊거나 건강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지는 못할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요즘 분위기에선 포털 메인에 걸리는 정보들은 아니죠.


공포는 인간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적절한 공포는 미지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생존 확률을 높여 주죠. 적절하기만 하다면.


그럼 새로운 바이러스를 상대하는 적절한 정도의 사회적 공포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저도 그 답은 모릅니다만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이 제공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그 적정 수준에 대한 고민 자체가 없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20200207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신종 코로나 첫 번째 두 번째 확진 환자가 완치돼 연이어 퇴원했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죠. 이 반가운 소식에 더해 매 분기마다 있는 더 이상 뉴스도 아닌 익숙한 소식도 하나 전합니다.


뉴스공장 청취율 1위


이 소식을 접하고 아무 표정 변화 없이 고개를 돌려 하던 일을 마저 하던 뉴스공장 스텝들이 담담하게 흥얼거린 가락도 하나 띄웁니다.


<I Got You (I Feel Good) - James Brown,The Famous Flames>

매거진의 이전글 김어준 생각 0128~013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