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 매거진 <유레카> (2014년 12월 발행)
미국의 ICT 컨설팅 기관인 가트너(Gartner, Inc.)는 매년 다음 해의 기술동향을 발표합니다. 이들의 예측은 다음 해뿐 아니라 향후 3년 동안 글로벌 ICT산업l 지표가 되는데요, 올해 이들이 꺼낸 ‘패’는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단 이야기입니다. 특히 클라우드와 웨어러블 ICT 기술의 발전과 단말기 확대로 어떤 장소에 있든 어떤 기기를 사용하든 통신이 가능한 컴퓨팅 환경을 쉽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트너는 한 발 더 나아가 ‘컴퓨팅 에브리웨어’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다양한 스크린과 센서 같은 하드웨어 기술도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그간 PC와 태블릿, 그리고 스마트폰에 국한됐던 컴퓨팅 환경과 인터넷 이용 환경이 바뀜에 따라 사용자경험디자인(UX)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용자경험디자인
User eXperience Design. 사용자가 서비스나 제품을 접하며 느끼는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와 서비스 또는 사용자와 제품간의 정보구조와 상호작용 측면까지 고려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것을 뜻한다. (출처_ 한경 경제용어사전)
작년에 발표한 올해의 전망에 사물인터넷은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사물인터넷은 ICT산업의 뜨거운 화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사물인터
넷은 모든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해 사물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을 말합니다. 가트너는 사물인터넷으로 비즈니스 시장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Pay as you use)’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자동차보험이 좋은 예입니다. 그동
안은 모두 같은 보험금을 냈다면, 자동차 내에 통신으로 운전거리와 시간을 측정하고 정보를 주고받아 실제 자동차를 ‘사용한 만큼 보험금을 지불하는’것 같은 모델들이 출연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도 지난 8일 ‘사물인터넷 실증사업 추진단’을 출범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고 ICT시장을 조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추진단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스마트시티 사업 등을 비롯해 2016년에는 농·생명, 신 서비스 발굴, 글로벌 협력 등의 연구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합니다.
사물인터넷과 마찬가지로 3D 프린팅도 올해 전망있는 키워드로 꼽혔던 기술입니다. 그리고 2015년 ‘포텐(잠재력)’이 터질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3D프린팅은 3D프린터를 활용해 3차원 도면을 바탕으로 입체 모양 그대로 실물을 출력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5년에는 전세계 3D 프린터 출하량이 98% 성장할 것이며, 2016년에는 2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3D 프린터 시장이 급성장해 산업, 생물의학, 소비자 제품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활용될 것입니다.
‘콘텍스트(Context)’라는 말은 ‘문맥’, ‘상황’을 이야기합니다(저는 ‘행간’이라는 풀이를 더 좋아합니다). ‘리치’는 ‘풍부하다’, ‘깊다’라는 뜻이니 ‘콘텍스트리치 시스템’은 사용자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는 시스템을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주변 환경에 대해 알려주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반응을 유도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트너는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에 대해 ‘상황인식보안(Context-aware security)’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을 적용한 초기 형태이며 이 외에 다른 기술 또한 곧 등장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사용자의 현재 위치와 이전 위치 그리고 둘 간의 거리, 위치에 대한 정보 등도 하나의 데이터이고 사용자의 상황을 말해주는 단서가 됩니다. 사용자가 오전 10시에 서울에서 어떤 서비스에 접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10분 뒤에 피싱 사고 비율이 높은 중국 어느 지역에서 로그인 시도가 됐다면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콘텍스트 리치 시스템은 가트너의 말따라 “사용자의 콘텍스트를 이해함으로써 보안 대응을 결정하거나 사용자에게 정보가 전달되는 방법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트너는 스마트 머신을 설명하면서 아주 근사한 문장을 제시했습니다. “스마트 머신의 시대는 IT 역사에서 가장 파괴적인 시대가 될 것이다!” 이 파괴적인 시대를 만들 스마트머신은 첨단 로봇, 자율주행차량, 가상비서(애플 시리, 구글 나우 등), 스마트어드바이저 등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기존 기계에 자동화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인간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과 기기가 늘어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스마트 머신은 이미 여러 산업에서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물류창고에 키바 로봇을 두어, 고객들이 주문한 상품을 실어 나르게 하고 있습니다. 한 번에 340kg의 무게를 들 수 있어 사람 4~5명의 몫을 충분히 한다고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시설 경비를 위해 로봇을 고용했습니다. 이 로봇은 한 번 충전하면 24시간 순찰활동을 할 수 있고, 열감지, 냄새탐지, 차량번호판, 안면 인식이 가능합니다. 또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소로 찾아가는 똑똑한 녀석이라고 합니다. 구글은 작년에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8개의 로봇회사를 인수하고 무인 자동차 시범 운행을 성공시켰으며, 로봇산업이 발달한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최신 음성인식 기술과 감정을 추정하는 감정인식 기능이 탑재한 인간형 로봇 페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기술 발전에 따라 해킹, 데이터 유출로 인한 보안문제도 숙명처럼 따라붙는 이슈가 되었습니다. 최근 웹에 많은 정보를 저장하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 기술에도 관심이 쏠리는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보안은 비즈니스를 방해하는 부정적 요인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안 위협이 더욱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시스템 관리자는 보유한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트너는 “현실에서 100% 안전한 환경을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이 이를 인정하면 더욱 정교한 위험 평가와 완화 도구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교한 위험 평가와 완화 도구는 어떤 것일까요? 가트너는 단말기 단의 방어벽이 아닌, 애플리케이션 단에 보안요소를 더 많이 넣어 향후에는 애플리케이션이 직접 보안, 자가 방어를 구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