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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해정 Dec 30. 2016

라면박람회
당신의그런 면(麵)이좋아요

청소년 인문 매거진 <유레카> (2016년 7월 발행) 

사람들로 북적이는 코엑스 전시관.

운치라곤 전혀 없는 이곳, 어디에서 얼큰하고 정겨운 냄새가 솔솔 흘러나온다. 

이건 분명 라면 냄새다.

학원 시간표 틈바구니 속에서 친구들과 우르르 걸었던 분식점 골목,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맞은 일요일 오전의 햇살.

라면 냄새 하나에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기억들이 하나둘 끌려 나온다.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6월 3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 전시회관에서 ‘2016 대한민국 라면박람회’가 열렸다. 그야말로 라면 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자리. 농심, 오뚜기, 팔도 등이 참여했고 해외 인스턴트 라면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회사 그리고 라면 용기나 라면자판기, 조리 기구 등 라면과 관련된 많은 업체가 이곳에 부스를 차려 관람객을 맞았다.


전시 첫날,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전시장 안은 이미 만원이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라면을 판매하고 각양각색 시식행사가 많아 ‘라면 맛을 좀 안다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기 충분했다. 게다가 홈페이지에서 사전등록을 했다면 입장료도 무료였다.


라면박람회가 아니던가, 오늘 점심은 당연히 라면. 시식이 아니라 조리된 라면을 판매하는 부스에 자리를 잡았다. 메뉴는 돼지뼈로 국물을 낸 일본식 라면, 돈코츠라멘이다. 인스턴트 라면과는 다르다. 하루 꼬박 우려낸 국물에 생면을 넣어 준다. 국물은 걸쭉하고 면발은 찰지다.


배가 부르니 라면 냄새도 슬슬 지겨워진다. 하지만 ‘레어템’을 하나라도 더 사기 위해 발걸음은 분주해진다. 지금은 지겨울테지만 내일이면 놓친 라면들이 또 생각날테니. 태국 뚬양꿍 라면과 홍대 떡볶이 맛집의 양념이 들어있는 라볶이 세트를 구입했다.


출구 근처에 농심에서 나온 라면으로 꾸민 전시대가 있었다. 제목이 눈에 확 들어온다. 

‘당신의 그런 면(麵)이 좋아요’. 면(面)이라는 한자의 재미있는 말장난이다.

여러분은 라면의 어떤 면이 좋은가. 오늘 본 라면만큼이나 많은 답변과 사연이 들려올 듯하다.


인스턴트 라면 사랑은 동남아시아도마찬가지.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여러 나라의 라면도 맛볼 수 있었다.
컵라면을 배달해주는 드론이다.
라면과 잘 어울리는 부식은?김밥? 떡볶이? 닭강정은 어떤가?사실 뭐든 맛있긴 하다.
차슈를 추가한 돈코츠라멘.반숙으로 익은 달걀이 있어 좋다.저런 반숙 달걀은 6~7분 정도 삶으면 된다.

Mini Interview

서울방송고등학교 영상과 2학년(왼쪽부터) 유성훈, 조용훈, 서강현, 강보형, 이재희 학생

Q 라면박람회에 온 이유는?

미술수업 과제로 박람회나 전시회에 다녀와 보고서를 써야 했어요. 찾아보니까 라면박람회가 있더라고요. 다들 라면을 좋아해서 라면박람회로 결정했어요.


Q 와보니 어떤가요?

무엇보다 시식 최고! 생각 외로 라면 브랜드가 많아 놀랐어요. 제일 맛있는 라면이요? 김치찌개 라면이요. 정말 맛있어요. 꼭 한 번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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