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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해정 Jun 07. 2017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10대를 위한 뉴스가 여기 있네

청소년 인문교양 매거진 <유레카> (2017년 4월 발행)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2기 졸업식에 다녀왔다.

구글 스스로 ‘저널리즘의 실험터’라고 말한 이 프로그램에서 ‘젊은 뉴스’를 만날 수 있었다.



“학교에서 연애하면 선생님에게 말해서 ‘연애뱃지’를 달아야 해요.”


“그걸 받으면 ‘사귀는 게 죄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죄수번호 받는 느낌?”


페이스북에서 본 동영상. 두 고등학생이 연애뱃지를 소개하며 연애뱃지 같은 말도안 되는 내용의 학칙을 비판한다. 학생을 위해 만들었다곤 하지만 학생의 동의는 어디에도 없는 학칙. 학교에선 민주주의 사회를 가르치지만 학교란 울타리 안에서 민주주의는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런 학칙은 기성 언론에선 다루기 힘든 문제다. 학생들은 재밌고 솔직하게 그 내용을 전달하고 있었다.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2기 씨모어의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구글이 지원하는 뉴스 실험

저널리즘이란 ‘대중에게 신문과 잡지를 통해 시사적인 내용과 의견을 제공하는 활동’을 말한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신문이나 잡지 외 온라인에서 더 많은 뉴스를 소비하게 되었다. 이런 디지털 저널리즘은 한 단계 도약했다. 모바일 세대라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와 만나면서부터다. SNS를 기반으로, 모바일에서 더 잘 보이고, 내 의견이 반영되며, 무한 공유가 가능한 저널리즘. 해외의 ‘쿼츠Quartz’, ‘버즈피드BuzzFeed’, ‘바이스미디어ViceMedia’가 여기에 부합하는 대표적인뉴스 미디어이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기반으로 만든 씨모어(@seemore2017)도 그중 하나다. ‘어린 것들의 정치질’이란 주제로 학칙 문제, 10대 촛불집회 참여 등 청소년 시각의 뉴스를 제작했다.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에 잠입해 완성한 기사는 ‘겨울 광장의 웃픈 풍경’이란 제목으로 <시사인> 커버스토리 기사로도 활용되었다. 


SNS에 올릴 목적으로 만든 영상이 다시 기사로 만들어져 종이에 인쇄된 것, 이 순서 역시 기존 저널리즘에선 볼 수 없던 현상이다.


씨모어는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Google News Lab Fellows의 지원을 받아 탄생한 미디어다. 2015년 시작해 올해 2기 졸업생을 배출한 이 교육 프로그램은 더 많은 저널리즘 미디어 탄생을 목적으로 한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는 저널리즘을 만들되, 전통적인 저널리즘 가치를 중시한다. 구글이 주최해 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은학생을 뽑고, 기존 언론사가 멘토나 지도 활동 등으로 참여하며, 서강대학교와 미디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메디아티가 프로그램 운영을 주관한다. 구글은 이 프로그램을 ‘저널리즘의 실험터’라 부른다.



대통령 만드는 게임, 과즙화장하는 어르신…

지난 3개월간 이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궁금해 졸업식을 찾았다. 장소는 서울 강남의 구글 캠퍼스.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원용진 교수의 축사로 시작된 졸업식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다섯 팀의 성과 발표가 주 행사였다.


중앙일보와 함께한 ‘오라잇’은 필터버블을 주제로 SNS에서 소비되는 뉴스는 입맛에 맞게 선별된 뉴스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편향되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고, ‘씨모어’는 시사인과 함께 앞에서 소개한 대로 10대 시각의 뉴스를 만들었다. KBS와 호흡을 맞춘 ‘키키’는 대통령 후보 공약 기사를 바탕으로 ‘대통령 만들기’ 게임을 선보였고, 매일경제와 함께 한 ‘그럼’은 게임하는 어르신, 화장하는 어르신을 내세워 노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스포티비와 함께 한 ‘덕덕덕’은 김연경 선수를 취재해 인터렉티브로 기사를 꾸몄다.


이 흥미진진한 내용을 지면에 모두 소개할 수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이들의 성과가 더 궁금한 친구들은 구글 뉴스 펠로우십 사이트(newslabfellows.com)를 방문해보자.


구글이 이렇게 새롭고 젊은 저널리즘을 지원하는 이유는 젊은 시청자가 더 이상 TV나 신문 뉴스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국 CNN 시청자 나이의 중간값은 만 61세다. NBC는 만 63세, 폭스 뉴스는 만 67세다. 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젊은 뉴스가 필요하다는 것이 구글의 판단. 모든 뉴스를 만 26세의 관점에서 만드는 마이크닷컴MIC.com처럼 젊은 세대와 같이 느끼고 젊은 세대를 위해 함께 싸울 수 있는 미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3개월간 동안 뉴스 제작 업무를 배운다. 선발되면 4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받는 것도 매력적이다. 관심이 있다면 올해 늦가을 공고가 열릴 때를 기다려 신청해보자. 2기의 경우 1000명이 넘게 지원했다. 학력불문, 전공불문이지만 오전부터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는 청소

년은 어렵다.


오라잇의 기획자가필터버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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